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2025년은 파크골프가 ‘생활체육의 중심’에서 ‘국민 스포츠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해였다.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되었고, 세대와 계층을 넘어 모두가 함께하는 스포츠로 발전했다. 프로파크골프 도입, 대규모 대회의 잇따른 성황, 그리고 건강과 회복의 감동 스토리가 이어졌다. 올해 파크골프장은 단순한 잔디 운동장을 넘어 ‘사람과 지역을 잇는 문화공간’이 되었다. <파크골프가이드>가 선정한 2025년 ‘파크골프 10대 뉴스’를 통해 한 해를 되짚어본다.

1. 홍석주 대한파크골프협회 회장 취임 – 통합과 혁신의 리더십 출범
국내 최대 파크골프 단체인 (사)대한파크골프협회가 새 리더를 맞이했다. 홍석주 신임 회장은 “생활체육과 제도권의 공존, 지도자 세대교체, 국민 참여 확대”를 비전으로 내세우며 취임했다. 그는 전국 17개 시도협회의 소통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경기규정 표준화, 지도자 등급제 도입, 심판 자격 갱신제 등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홍 회장은 “파크골프는 세대를 잇는 국민 스포츠로, 공정하고 열린 협회를 만들겠다”라고 선언하며, 협회 안팎의 신뢰 회복과 종목의 세대 확장을 이끄는 새 시대의 문을 열었다.
2. 프로파크골프 시대 개막 – 252명 첫 프로 탄생
2025년 10월, 경기도 포천 한여울파크골프장에서 열린 ‘세계 최초 프로파크골프 프로테스트(Player Ability Test)’는 국내 파크골프 역사에 기념비적인 순간이었다. 한국프로파크골프협회(이정길 회장)는 생활체육을 넘어 프로시대를 선언하며, 총 252명의 1기 프로를 공식 인증했다. 테스트는 실력뿐 아니라 경기매너, 스포츠 정신, 운영 이해도 등 5개 항목으로 평가되었다. 합격자들은 “생활체육인에서 프로선수로 인정받았다”라며 새로운 자부심을 드러냈다. 협회는 내년부터 프로리그와 포인트 랭킹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며, 이정길 회장은 “이제 파크골프는 즐기는 운동을 넘어, 꿈이 되는 스포츠로 나아간다”라고 강조했다.
3. 전국 파크골프장 423곳 돌파 – 누구나 30분 거리의 운동장
2025년 상반기 기준 전국 파크골프장 수는 423곳으로, 지난해 말 411곳에서 꾸준히 증가했다. 중소도시와 농촌을 중심으로 하천변·공원형 코스가 늘며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 청양 금강변 36홀, 순창 쌍치면, 증평 종합운동장 등은 주민참여형 조성으로 ‘마을 체육장’의 모범이 됐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파크골프는 건설비가 적고 유지비가 낮아, 예산 대비 지역효과가 가장 큰 생활체육 시설”이라 평가했다. 실제로 주 2회 이상 이용하는 주민 비율이 40%를 넘어선 파크골프장은 이제 지역공동체의 중심이자 일상 여가의 거점으로 자리잡았다.

4. 어린이·청소년 대회 급성장 – 미래세대가 잔디 위로
올 9월 열린 ‘화천교육장배 어린이 파크골프대회’는 초등학생만 140명이 참가한 국내 첫 단일 청소년 대회였다. 대회에 참가한 5학년 학생은 “아버지와 어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치고 싶다”라고 말해 웃음꽃이 피었다. 이후 울진 문화체육장관기, 경산 하양물빛배, 완주만경강배 등 전국 대회에 학생부가 신설되며 학교체육으로의 확산 조짐도 뚜렷하다. 파크골프는 장비 부담이 적고 경기 시간이 짧아, 청소년 체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월 창립한 (사)대한청소년파크골프협회의 김홍규 회장은 “파크골프를 청소년 대표 스포츠로 보급하겠다”라는 의지를 밝혔다.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대회가 늘며 “파크골프가 세대를 잇는다”라는 말을 실감하는 한해였다.

5. 파크골프 수도, 화천 – 연중 전국대회와 감동의 스토리
강원도 화천군(최문순 군수)은 시즌오픈대회를 시작으로 부부(가족)대회, 산천어페스티벌, 왕중왕까지 연중 네 개의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올해는 여기에 암극복, 기저질환자 대회까지 열며 대한민국 파크골프 수도로서 입지를 굳혔다. 국내 최대 파크골프 축제인 산천어 페스티벌에는 전국에서 3,600여 명의 선수가 몰려 대회 기간 내내 지역경제가 들썩였다. 무엇보다 암을 이겨낸 참가자, 심장질환 재활자, 당뇨병을 극복한 70대 부부 등 각자의 사연을 안고 스윙하는 모습은 관중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화천은 ‘건강이 살아 있는 운동장’, ‘치유의 잔디밭’으로 불리며 생활체육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대표 무대가 되었다.
6. K-파크골프 국제교류 확대 – 해외 무대 진출 물꼬
2025년은 한국 파크골프가 국제무대와의 교류를 본격화한 해였다. 일본 홋카이도 도마코마이시 선수단이 화천 산천어 페스티벌과 구미배 대회에 참가하며
한·일 생활체육 교류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와 서울특별시장애인체육회가 공동 주최한 ‘제3회 서울국제초청장애인파크골프대회’는 9월 1일부터 3일까지 월드컵공원 파크골프장에서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국내선수 287명과 함께 태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라오스, 중국 등 6개국에서 48명이 참가했다. 관련 단체들은 2026년부터 ‘K-파크골프 아시아 교류전’ 정례화를 추진 중이며, 지도자 교육, 공동 사업 등을 협의하고 있다. 한국프로파크골프협회와 대한파크골프협회도 각각 2026년부터 ‘아시아 교류전’을 정례화를 검토하고 있다.

7. 고액 상금 시대 개막 – 생활체육의 위상 변화
2025년은 국내 파크골프 대회 역사상 ‘억대 상금 시대’를 연 해였다. 10월 열린 ‘구미배 전국대회’는 총상금 1억 9,000만 원, 우승상금 3,000만 원으로 화제를 모았다. ‘고령대가야배 전국대회’, ‘산천어 페스티벌’ MVP에게도 상금 3,000만 원을 수여했다. 세 대회 모두 수천 명이 참가했고, 지역 경제 파급효과가 20억 원을 넘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회마다 대형 축제 등 지역 관광 콘텐츠와 결합해 참가 선수뿐 아니라 가족·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새로운 스포츠 관광 모델을 제시했다. 협찬사 규모도 해마다 늘며, 파크골프는 이제 지역이 키우는 경제형 스포츠이자 ‘큰 상금이 걸린 생활체육’의 대표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8. 대학 학과·평생교육·아카데미 확산 – 전문직화 가속도
영진전문대 파크골프경영학과, 장안대학교 파크골프산업과, 대경대학교 레저파크골프학과 등 학부에 파크골프학과를 신설하는 대학이 크게 늘었다. 전공 학생들은 코스 설계, 경기 운영, 장비 관리 등 실무를 배우고 지도자·심판·아카데미 강사로 진출한다. 대학 내 실습코스가 신설되며, 캠퍼스가 곧 ‘미래 파크골프장’이 되는 풍경도 생겼다. 파크골프는 청년들에게도 일과 여가가 공존하는 미래형 스포츠 직업군으로 부상했다. 동국대 파크골프 최고위과정은 매 학기 마감되고, 목포과학대와 호산대는 지역민 대상 ‘파크골프 리더 양성 과정’을 운영했다. 교육과 복지가 결합한 아카데미형 생활체육은 2025년의 가장 주목할 흐름 중 하나였다. 파크골프가 산업·전문직과 연계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한해였다.

9. 대형화·복합화되는 코스 – 스포츠·관광의 융합
전국 지자체가 파크골프장을 지역 전략시설로 육성하며 관광·레저 복합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다. 충남 청양군은 옛 구봉광산 부지에 108홀 규모 도립 파크골프장을 조성 중이며, 숙박·식음·산책로가 결합된 복합형 단지로 개발된다. 경북 군위군은 총 180홀 규모 초대형 파크골프장을 계획 중이며, 1단계로 81홀 공사를 진행한다. 영주시는 10만 평 부지 108홀 + 리조트형 파크골프장을 민간개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프로파크골프 선언식과 테스트가 개최된 포천시 한여울파크골프장은 새로운 코스 디자인으로 프로파크골프장 시대를 열고 있다. 전국적으로 향후 4년 내 120곳 이상 신규 조성이 예상될 만큼 인프라 확대 속도도 가파르다. 이처럼 파크골프장은 단순한 생활체육 공간을 넘어 숙박·식음·관광을 아우르는 지역형 산업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10. 메탈헤드 시대 예고 – 프로대회와 국제대회서 호평
2025년 파크골프 산업의 대표적인 기술혁신 제품으로 메탈헤트 파크골프채가 곱힌다. 거목인터내셔널은 고강도 메탈 합금과 복합소재를 적용한 메탈헤드 파크골프채 마사히로(MASAHIRO) 302 시리즈를 출시했다. 임팩트 강도와 비거리 효율을 높이며 기존 우드 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내부 충격흡수 설계로 타구음과 손맛을 동시에 구현했고, 내구성 역시 크게 향상됐다. 이 제품은 미국파크골프협회(US Park Golf Association)로부터 국내 최초로 장비 인증을 획득하며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1기 프로 테스트를 통과한 프로선수와 장애인파크골프대회 참가 선수들이 사용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탈헤드의 등장은 파크골프채가 일반 골프채에 이어 첨단 스포츠 공학의 영역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 평가했다.
이처럼 2025년의 파크골프는 생활체육, 복지, 관광, 교육, 산업이 교차한 ‘종합 문화현상’이었다. 프로파크골프 선언과 프로파크골퍼의 탄생으로 프로스포츠 시대 개막을 알렸고, 산업화와 세계화의 기폭제가 되었다. 각 지역의 대회는 공동체 회복과 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이었으며, 화천의 잔디 위에서 병을 이겨낸 참가자들은 이 스포츠가 “삶을 되찾는 운동”임을 몸소 증명했다. 2025년 파크골프는 “공 하나로 시작된 인연이 세대를 잇고, 건강을 되살리며, 지역을 움직인다”라는 명제를 입증했다. 이제 K-파크골프는 2026년의 새 잔디 위로, 더 멀리 더 높이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