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홍석주 대한파크골프협회 회장은 2024년 12월 20일 제4대 회장으로 당선되어 올 1월 26일 정기총회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당선 직후 인수위원회를 즉각 발족시키며 협회 전반의 구조 개혁과 핵심 과제 실행에 돌입했다. 인수위는 협회 최초의 조직 개편 기구로서, 단기 현안 해결과 중장기 발전 전략 수립을 병행 추진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인수위는 박경래 목포과학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행정, 교육, 재무, 현장 실무자 등 다양한 인재로 구성됐다. 그렇게 출범한 홍석주호는 순항하고 있는가?
본지는 8월호 특집 아이템을 국내 최대 파크골프 단체인 대한파크골프협회 홍석주호 출범 6개월 평가로 잡고, 다양한 취재원을 만났다. 협회와 인수위 관계자, 시도 협회장, 동호인 등을 취재해 공약과 인수위 과제를 중심으로 홍석주 회장 6개월 평가를 탐사했다. 6개월의 시간이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만하면 잘했다는 것과 이건 기대 이하라는 게 분명하게 엇갈렸다. 대체적인 평가로서 더 큰 응원의 계기가 되길 바라고, 취재원이 제한적이라 평가를 수치화하긴 무리였다는 점도 밝힌다. 6개월 후 더욱 폭넓게 깐깐하게 검증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독자 제위의 양해를 구한다. 일단 공약 이행부터 따져보자.
■ 선거 공약 이행 현황
홍석주 회장이 제시한 주요 선거 공약은 7가지였음을 상기하자.
• 예산 집행의 투명성 확보
• 위원회 중심의 협회 운영 체제 구축
• 지도자 및 심판 자격 체계 개편
• 회원 중심 소통 강화 및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
• 전국 대회 운영 시스템 개선 및 개최지 중심 TF구성
• 교육 프로그램 체계화 및 대학부 창단
• 정부 협력 강화 및 제도 개선 추진
이들 공약에 대한 6개월 간의 이행 현황과 평가는 다음과 같다.
예산 집행의 투명성 확보
예산 절감과 항목별 사용의 투명한 공개 등 일부 성과가 나타났다. 불필요한 출장비 삭감, 단체 구매 방식 도입 등은 긍정적이다. 다만, 실시간 회계 공개 시스템이나 내역 자동보고 체계 등은 도입되지 않아 ‘부분 이행’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행도: ★★★★☆)
위원회 중심 운영체제 구축
출범 초 워크숍에서 위원회 중심 체제 전환을 선언했지만, 실제 운영은 회장
직속 의사결정 구조에 머무르고 있다. 위원장에게 실질적 권한이 부여되지 않아 상징적 수준에 머물렀다는 비판이 많다. (이행도: ★☆☆☆☆)
지도자 및 심판 자격 체계 개편
1급 지도자 양성 확대와 파크골프학과와의 연계는 일부 추진 중이나, 자격관리 시스템과 공정한 평가 기준 정비는 미흡하며, 자격증 발급 체계는 여전히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이행도: ★★☆☆☆)
회원 중심 소통 강화
정기 간담회 개최, 온라인 설문 시행 등은 실행되었으나 피드백 반영과 결과 공개는 미흡하고, 정책 반영으로 이어지는 실효성이 낮다는 평가다. (이행도: ★★☆☆☆)
전국 대회 운영 시스템 개선
TF 구성 제안은 있었으나, 동일 인물 중심의 대회 운영이 반복되고 있으며, 개최 지역의 자율성이나 역할 분담이 이뤄지지 않고 구조 개선이 더디다. (이행도: ★★☆☆☆)
교육 프로그램 체계화 및 대학부 창단
대학부 창단은 전국 20여 개교에서 진행되었고, 일부 교육 연계 협약도 체결하는 등 실질적 진전이 확인된다. (이행도: ★★★★☆)
정부 협력 강화 및 제도 개선
제도적 실현은 미흡하지만, 그린벨트 내 파크골프장 허용 등을 제안했고, 국회와 지자체와의 협력을 구축 중으로 중장기적 성과는 기대된다. (이행도: ★★★☆☆)
종합적으로 일부 항목은 실질적 진전이 있었지만, 운영 시스템의 본질적 개편이나 구조 개선은 아쉽다는 평가다. 특히 위원회 중심 운영과 거버넌스 개선, 제도적 신뢰 구축이라는 공약은 상징적 의미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집중 개선이 필요하다. 위원회 중심의 운영체제 전환이 여전히 구호에 머무르고 있으며, 회장 직속 구조의 강한 관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협회 관계자는 위원회 중심 운영 미흡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위원회 운영의 방향성은 확고하지만, 출범 초기 안정화를 우선시한 측면이 있다. 점진적으로 권한 이양을 준비 중이며, 모든 제도는 현장의 실효성과 조화를 고려하고 있다.”
공약 이행 항목 중 ‘예산 집행의 투명성 확보’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회계 내역을 일부 공개하면서 신뢰 회복의 초석을 마련했다. 회원 의견 청취 채널도 강화돼 정기 간담회, 온라인 설문 등을 통해 정책 반영 노력이 가시화됐다. 전자결재 시스템의 부분적 도입도 시도됐고, 대학부 창단을 통한 정식 체전 종목화 논의 역시 탄력을 받고 있다.

■ 인수위원회 핵심 과제 실행
인수위원회는 협회의 조직문화와 시스템 전반을 면밀하게 진단하고 다음과 같은 개혁 과제를 제시했다.
• 회장 전결권 분산과 부서별 운영권 강화
• 전국 단위 대회 TF 구성 및 운영 매뉴얼 표준화
• 전자결재 시스템 도입 및 사용자 교육
• 대구사무소 중심 행정의 전문인력화 및 중앙화
보고된 과제 대부분은 여전히 초기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위원장은 명목상 존재하지만, 결정권이나 실무 주도권은 부족한 상태이며, 전자문서 시스템도 사용자 이해 부족으로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한 발 더 들어가 보자.
협회가 위원회 중심으로 운영되는가?
인사 철학과 운영 방식의 개선 필요
출범 당시 홍 회장은 위원회를 실질 운영 주체로 삼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회장 직할의 운영 기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위원장을 결재라인에 명시적으로 포함하지 않거나, 이들을 정책 실행의 중심에 세우지 않음으로써 명분과 실천 간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회장이 대부분의 실무를 직접 판단하고 처리함에 따라 위임에 대한 신뢰는 낮아지고, 임원들은 역할 축소와 책임 회피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위원장에게 운영 권한을 부여하고, 리허설을 통해 사전 검토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은 여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임원은 직원이 아니라 자발적 봉사자이며, 이에 맞는 존중과 소통이 필요하다. 친분보다 전문성을 따져 임명해야 하고, 전체 임원과의 평등한 관계를 구축해 공감과 협력을 이끌어야 한다. ‘내 편’을 만들기보다 조직 전체의 합의를 이루는 소통 구조가 필요하다. 임원진 회의는 보여주기식 형식보다 실질 논의 중심으로 개편돼야 하며, 중립적 위치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대회 개최 관련 역할 분담에 대한 지적도 있다. 대회 개최 시 중앙 이사들이 집단 이동하는 방식은 예산 낭비의 원인이며, 개최 지역 인사들에게 역할을 분산시킴으로써 운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건의는 여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대회가 특정 인사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도 문제다. 임원 인사와 임원회의 운영이 합의체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인력 배치는 경험과 안전을 우선으로 했던 결정이다. 지역별 TF 구성 및 분산 운영 모델로의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 임원진 운영도 합의제를 지향하며 더 긴밀하게 두루두루 의견을 구하겠다”라고 전했다.
시스템 구축과 회원 중심 행정은?
전사 시스템 도입·조직 운영의 왜곡
전자문서 시스템에 대한 지방 사무소의 이해 부족은 업무 과중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대구사무소의 행정 판단이 전체 협회의 의사로 착각되는 상황은 지역 기반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조직 운영의 왜곡을 초래한다. 대구 직원의 중앙 조직 편입, 전산 자격 보유자 우선 채용 등 인사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협회 홈페이지는 여전히 기본 정보 전달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회원, 자격시험, 대회, 클럽 운영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은 지연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단순 행정 효율성을 넘어, 신뢰 기반의 투명한 협회 운영을 위한 기반이 된다. 지도자 및 심판 자격 체계는 일원화되지 않아 자격중복 발급과 혼선이 발행하고 있다. 대학과의 협약, 혜택 제공도 체계화되지 않았다. 국제교류는 일부 진전을 보이고 있으나, 산업 표준화, 공인 규격 통일, 장비 인증 등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아쉬움과 기대가 뒤섞인 6개월 성적표
“홍석주호의 개혁은 현재 진행형이다”
홍석주호는 분명히 개혁 의지를 가지고 출범했다. 예산 투명화, 교육 프로그램 추진, 대학과의 협약, 국제교류 확대 등에서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출범 초기부터 강조한 ‘위원회 중심의 운영 체계’는 선언에 머물렀고, 대부분의 업무는 여전히 회장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는 구조 개편의 부재, 위원장에 대한 신뢰 부족, 실질 권한 미부여 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홍 회장 취임 초기 인수위를 이끌었던 박경래 전남파크골프협회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대한민국 파크골프가 진정한 국민 스포츠로 도약하고 100만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선, 협회 운영 철학의 실현이 선결 과제다. 회장이 직접 처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합의와 위임, 제도화된 운영 시스템으로 전환이 시급하다. 아직 남은 시간이 있다. 그러나 방향 전환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전국 20만 회원이 이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홍 회장은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