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잘 지낸다는 건 단순히 갈등 없이 지낸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들의 마음을 읽고, 존중하고, 함께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일이다. 그리고 그 비밀은 우리 얼굴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얼굴을 잘 들여다보면,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눈은 바라보는 법을 알려준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했다. 말을 듣는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그의 눈에서 읽는다. 진심은 눈빛에서 드러난다.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다면,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판단 없이, 비교 없이, 그저 한 사람으로서 바라보는 것. 눈으로 상대를 이해하려 애쓰고, 눈을 맞추며 “나는 당신을 보고 있어요”라고 말하자. 그 작은 시선 하나가 어떤 이에게는 ‘살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할 수도 있다.
입은 말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얼굴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곳은 입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쉽게, 너무 무심하게 말을 뱉는다. 사람들과 잘 지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말’을 많이 하는 것이다. 좋은 말은 꼭 멋진 말이 아니다. “고마워요.” “괜찮아요.” “수고했어요.” 이런 짧은 말들이 사람의 가슴에 오래 남는다. 입은 침묵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때로는 말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감정을 억지로 조언하거나, 무리하게 위로하려 하기보다, 조용히 옆에 있어 주는 입이 더 따뜻하다.
귀는 들어주는 법을 알려준다. 잘 들을 줄 아는 사람 옆에는 언제나 사람이 모인다. 귀는 단지 소리를 듣기 위한 기관이 아니라, 마음을 들어주는 통로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다는 건, 그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이다. 대화하면서도 말할 틈만 엿보는 사람이 아니라, “당신의 이야기가 중요해요”라는 태도로 진심을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잘 들어주는 귀는 위로를 주고, 신뢰를 쌓고, 관계를 단단하게 만든다.
미간은 조율하는 법을 알려준다. 화가 나면 미간이 찌푸려진다. 억울할 때, 불편할 때, 마음이 복잡할 때 이마가 움직인다. 미간은 우리가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는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는 내 감정 하나로 상대의 하루를 어지럽히지 않아야 한다. 화가 날 땐 미간을 펴고, 힘들 땐 이마를 열어 웃어보자. 억지 웃음이라도, 상대에게는 큰 배려가 된다.
피부는 닿는 법을 알려준다. 누군가의 손을 잡아줄 때, 어깨를 다정히 토닥여줄 때, 우리는 피부로 마음을 전한다. 말로 다할 수 없는 위로가 있다면, 그것은 손끝으로 건네는 따뜻한 접촉이다. 사람들과 잘 지내려면, 그들의 아픔에 닿을 수 있는 감성을 가져야 한다. 억지로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그 고통의 곁에 함께 있어주려는 마음, 그리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얼굴 전체는 ‘존재’ 그 자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그 얼굴만큼이다. 어떤 사람은 무표정해도 편안하고, 어떤 사람은 늘 웃고 있어도 불편하다. 그 차이는 얼굴에 담긴 ‘마음’에 있다. 진심은 가면을 뚫고 드러난다. 사람들과 잘 지내는 건 결국, 얼굴만큼 정직하게 사는 것이다. 내 마음을 감출 수는 있어도, 결국 얼굴은 알고 있다. 그러니 사람을 만나러 갈 때, 거울을 한번 보자. 나의 얼굴에 오늘은 어떤 마음이 담겨 있는지. 나의 얼굴이 누군가에게 다가갈 수 있는 ‘문’인지 ‘벽’인지.
사람들과 잘 지내는 방법은 따로 있지 않다. 당신의 얼굴처럼, 진심으로 대해주는 것. 그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 당신이 가진 따뜻한 얼굴로 오늘 누군가의 하루에 햇살 한 줄기가 되어보자.
최은례
현대명리학연구소 소장
시니어생애설계 교육 강사
위기가정 자문위원
(사)한국교육협회 교육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