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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 리더 - 이용범 대한파크골프협회 광주협회장

시니어들이 편안한 세상을 위해
파크골프에 빠진 언제나 청년

 

 

㈜옵토닉스를 찾아갈 때까지만 해도 국내 최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군수/산업/의료용 레이저 등 초정밀 광학 부품을 생산하는 전문기업이니 벽도 높고 외부인도 원천 봉쇄되고, 경직된 분위기에 침묵만 흐르는 그런 회사가 딱 버티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연구소 앞에 도착하니 당황스러웠다. 담장도 없고, 강아지 한 마리가 잔디에 누워 있다가 반겨준다. 유기견이었는데 어느 날부터 찾아와 직원들이 챙겨주다 보니 한 식구가 되었다고 한다. 조금 더 걸어가니 길냥이도 어슬렁거린다. 온 동네에 여기 밥 인심 좋다는 소문이 나 여러 마리가 왔다 갔다 해 직원들이 바빠졌다고 한다.

 

 

 

회장님의 방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보안 시스템은 잘 되어 있지만 실내도 경직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작은 분수에서 졸졸졸 물소리가 음악처럼 흐르고, 계단을 따라 벽면에 작은 사진들이 옹기종기 모여 쭉 걸려있다. 업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상식이나 기념일에 찍은 사진이 아니라 직원들의 웃는 얼굴, 소소한 활동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직원들을 자랑하고, 이곳이 그들의 일터뿐 아니라 꿈터, 생활터, 놀이터라는 생각까지 들어 따뜻했다. 회장님께서 마중 나오셔서 함께 인사하고 앉으니 커피를 권하신다. 직원분이 가져오시겠지, 했더니 회장님이 벌떡 일어나셔서 손수 커피를 내린다. 사무실 한쪽에 커피와 차와 예쁜 잔들을 준비해 놓으시고 잔도 예열하고 직접 차분하게 커피를 내려주시는데 그 커피 향에서 화사한 꽃향과 견과류의 고소함이 넓게 퍼진다.

섬세한 회장님 바리스타의 커피에 취해 긴장이 풀리니 ‘회장실’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큰 화이트보드에는 그의 좌우명이나 마음에 새길 만한 내용들로 꽉 채워져 있다. 그리고 가족 사진과 어머니 사진까지 가장 잘 보이는 공간에 걸려있다. 그가 얼마나 가족을 사랑하고,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하는지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광주와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파크골프

 

그는 노년의 활기찬 삶을 위한 라이프케어 서비스 제공을 위해 자회사인 탱고플러스는 정열적인 춤인 탱고처럼 노년의 삶이 아름답고 활기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브랜드를 론칭했는데 그 정신에 딱 맞는 스포츠가 파크골프였다.

그래서 2019년 ㈜옵토닉스가 주최하고 광주시 파크골프협회 주관으로 열린 ‘제1회 탱고배 파크골프대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본격적으로 파크골프를 제대로 알게 되었는데 광주 파크골프계가 다른 지역들보다 구장도 부족하고 인구도 적다는 것도 목격했다. 이런 척박한 환경이니 주변에서 그에게 도와달라고 많이 부탁하게 되고 파크골프협회 광주협회장에 선출되어 지역 발전 파크골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꿈을 간절히 꾸어야 이루어진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듣다 보면 그는 늘 안주하지 않는 모험가였다. 작은 것도 관찰하길 좋아해서 생활 속에서도 무언가 불편한 게 없는지 살피고, 내게 필요한 것을 궁리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실현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탱고플러스’ 자회사가 나오게 되었따. 어머니 연세가 많아지시고, 그도 나이가 들면서 시니어의 마음을 알게 되며 전동침대는 더 발전시키고 싶어졌고, 보행분석시스템(Tango⁺ STEP)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탱고플러스 스텝은 생활 속 걷는 모양과 보폭 등을 관찰하여 낙상 위험도를 평가하여 낙상을 예방하고 질병을 예측하기도 한다. 지금은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파크골프를 칠 때 처음부터 끝까지 걷는 것이니 그 보폭을 관찰하면 질병과 낙상 위험도를 알게 되니 시니어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다. 또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고령자에게 일상생활의 편의를 제공해주는 전동침대인데 간병인이나 가족들이 기저귀를 갈거나 이송할 때 불편함이 많다. 높이 조절이나 앉거나 다리 올리는 수준에서 벗어나 침대가 트랜스포머가 되어 휠체어로 변신한다. 참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고, 시간도 많이 걸렸지만 연구원들과 모든 임직원이 함께 꿈꾸니 이루어졌다.

꿈이 없으면 20대도 노인이라고 말하는 그가 상록수처럼 언제나 청년으로 보이고,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지고 편안해지겠다는 기대가 된다.

 

어려움을 아는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기에 집안 형편이 참 많이 어려웠다. 방황도 하고, 공부보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많았다. 그래도 속상하거나 화가 나면 술 마시거나 나쁜 짓을 하는 게 아니라 운동하며 풀었던 건 다행이었다. 당구부터 볼링, 축구, 농구 등 공 갖고 하는 것은 다 자신있었다. 땀을 흠뻑 흘리고나면 속까지 다 시원했다. 아마 어머니의 깊은 희생과 사랑이 있었기에 어린 마음이지만 나쁜 길로 빠지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은 있었던 것 같다.

이런 그였기에 사회공헌사업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성빈여사>라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여자 청소년을 돌보는 곳이 있는데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그곳에서도 선생님들한테 대들고 적응 못하는 아이들을 보면 유년기 때 주변으로부터의 사랑과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진짜 안락한 그룹 홈을 운영하고 있고 선생님들을 직접 선발하고 함께 지내게 하고 있는데 처음 올 때와 말투나 눈빛부터 바뀌어 있는 것을 직접 보았다. 아이들한테 유년기의 사랑이 얼마나 필요하고 양육자의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매일 느낀다. 그 아이들의 오늘이 바뀌면 지역이 바뀌고 우리 모두의 미래가 바뀐다는 생각으로 계속 운영할 것이다.

 

파크골프를 위해 해야 할 것이 많아 참 행복하다

 

다른 지역보다 시작이 느렸던 광주는 2021년 광주시 파크골프협회장을 그가 맡으면서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파크골프 구력이 짧은 회장이라 그의 진심을 못미더워 하는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영호남 친선 파크골프 대회에서 전체 2등을 하고 나니 인정받게 되었다. 실력으로 입증하면 된다, 억울해 할 필요 조금도 없다. 지금 광주는 파크골프 인구도 늘고, 대회도 활성화되고, 구장 신설 등 외적 성장 측면에서는 많이 이루어졌지만, 구장 내 에티켓이나 시설 관리, 인구 대비 구장 신설 확충하는 문제 등 지역 협회에서 꾸준히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점점 나이 들어가며 골프 치는 친구들과도 파크골프 치고 싶고, 손주들까지 데리고 삼대 가족이 파크골프를 치러 나갈 꿈을 꾼다. 그러므로 나와 내 가족, 친구들이 더 많이 재미있게 파크골프를 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꿈을 꾼다. 그리고 그가 꾸는 꿈이라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