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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옥 칼럼] 설마라고? 니들도 나이 먹어봐라~

여기저기서 시니어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한창이다.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운동도 필수이고 무엇보다 긍정적이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

 

건강하시던 친구 어머님께서 입원 중이셔서 잠시 들렀더니 내 손을 꼬옥 잡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신다.

 

“인옥아, 글쎄 병원에서 내피가 얼마나 좋은 지 하루에도 몇 번씩 뽑아다 어디 파는 것 같다”

 

“에이 설마 그러겠어요? 검사할 것이 많아 그런 거지요”

 

“아니다 내가 생전 아프지도 않았고 긍정적으로 살았으니 내 피가 얼마나 깨끗하겠니. 분명 어딘가에 내 피를 팔고 있을 거야. 그리고 너는 사회생활하니 알 거야. 왜 요즘 고 씨들이 많이 죽는 거냐? 흔치도 않은 성이라 얼마 되지도 않는데”

 

무슨 말씀인가 했더니 돌아가시면 고 아무개 하는 걸 듣고 다 고 씨가 돌아가신 거로 생각하신 것이다. 우스개로 “할머니 어디 가시나요?” 하고 여쭈니 “나? 대구 가시나다“라고 하셨다더니 어르신들은 때로는 너무나 순수하셔서 같이 이야기하노라면 웃음이 터질 때가 많이 있다.

 

아메리카노 커피를 아프리카노라 하시기도 하고, 환갑잔치를 육갑잔치, 임플란트를 임플란자로, 인큐베이터를 콘테이너로, 한우의 마블링을 한우의 덤블링이라 하시기도 한다.

 

원로대학에서 어느 분이 “강사님은 인텔리 같아요”라고 하신다는 걸 “강사님은 인테리어 같아요”라고 하셔서 다들 한바탕 웃은 적이 있다. 나 역시도 요즘 들어 단어가 잘 생각이 나지 않아서 팔을 휘젓기도 하면서 “그거 말야 그거” 하기도 하는데 비단 어르신들의 이야기만은 아닌듯하다.

 

핸드폰을 들고 통화하다가 “어쩌냐 핸드폰 두고 나왔나봐” 하질 않나, 아들 차를 타고 내리면서 ‘택시비 내야지’ 할 때도 있어 웃는 일이 허다하다. 택시 기사가 해주신 말씀에 의하면, 20대 아가씨들은 택시를 타자마자 문자하거나 통화하기 바쁜데 아줌마들은 택시를 타서부터 내려서까지 핸드폰 찾느라 뒤적거린다고 한다. 이 얘기를 해주면 다들 맞다며 웃는다.

 

단어를 자주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친구들 이름으로 삼행시도 지어보고 넌센스퀴즈나 재미있는 유머도 암기하여 주변에도 많이 전달하시면 재미도 있고 웃음도 나오게 되어 좋지 않을까 싶다. 이름이 김막내라면 김치도 잘 먹는 친구, 막무가내이긴 하지만, 내가 제일 사랑하는 친구입니다. 또는 자녀 이름으로 해주는 것도 좋다. 공부를 못하면 공부를 잘하는 이름으로 안태준, 안태준 사랑하는 내 아들아, 태어날 때부터 너는 아주 소중한 존재였단다, 준수한 외모에 공부도 잘한다면 얼마나 더 좋겠니? 이 삼행시를 듣고 자라면서 아들도 적잖이 스트레스였겠지만 나름대로 그래서 공부하게 되었다는 말을 들으니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지 싶다.

 

요즘 노인 분들 사이에 노년생활을 대학에 비유한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노인들이 다니고 싶지 않은 대학과 꼭 다니고 싶은 대학이 있다고 한다.

 

서럽고 울적해서 공원에 가시는 분들을 서울공대

동네 경로당에 나가면 동경대

부부가 경로당에 나가면 부경대

전철과 국철로 시간을 보내면 전국대

연금으로 세상 구경하면서 노년을 보내는 분들은 연세대

고상하게 여행을 다니면서 살며 고려대

서로 위로하며 강하게 살면 서강대

건강하게 국민연금으로 살면 건국대

 

그리고 요즘 노인 분들 사이에서 뜨는 대학은 해병대라고 한다. 해피하게 평생 병 안 걸리고 사는 대학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즐겁고 행복한 일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내 주변에 있는 것을 끌어다 쓰면 된다. 기꺼이 내가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오늘부터 실천해 보자. 모든 분이 나이 들면서 해병대를 향해 가시기를 바란다.

 

 

 

 

 

 

 

박인옥

(사)한국교육협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