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대한민국 제1의 도시는 서울특별시 아니겠습니까. 한데 파크골프 제1의 도시는 서울이라 할 수 없어요. 파크골프를 즐기고 싶은 인구는 많은데 이들이 이용할 파크골프장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파크골프의 첫 번째 장점이 채 하나와 공만 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즐길 수 있는 거잖아요. 인구 1,000만 명에 육박하는 대한민국 최대 도시 서울에 파크골프장은 두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예요. 하는 수 없이 우리 서울시협회는 회원들의 요구에 부응해 화천군과 ‘산천어 파크골프장 제2구장’을 협력구장으로 이용하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서울특별시파크골프협회의 리더인 정장수 회장이 화천군과 협력구장 이용 등의 협약을 맺은 건 지난 2022년 10월 27일이다. 화천군이 하남면 거례리에 조성한 ‘산천어 파크골프장 제2구장’은 총 4만 4,560㎡에 18홀 규모로 아름다운 북한강을 끼고 조성된 천혜의 코스다. 화천군 파크골프장을 찾는 외지의 이용객 중 절반 이상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 동호인들이다. 이런 연유로 이날 제2구장 개장식 행사에서는 서울시파크골프협회 협력구장 제막식도 함께 열렸다. 화천군과의 협력구장 이용 등의 협약을 통해 서울시협회는 협회가 개최하는 각종 대회나 이벤트에 화천군의 배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Q 서울시파크골프협회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가요?
“파크골프장 신설입니다. 지금 전국 모든 지자체가 파크골프장 조성에 혈안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지역주민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증진과 화합, 소통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높기 때문입니다. 단체장을 비롯한 정치인들도 저마다 구장 조성을 약속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파크골프를 즐기는 동호인은 말할 거도 없고 구장 인근의 소상공인들까지 나서 구장 신설과 증설을 요구하고 있고요. 선거에서 구장 조성 등 파크골프 발전 공약이 없으면 당선이 요원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예요. 제가 김태흠 충남지사를 만났습니다. 김 지사님은 충남을 파크골프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합니다. 그러려면 당연히 구장이 많고 크고 환경이 좋아야지 않겠어요. 충남은 3년 동안 구장을 30개 만들었어요. 여기에 더해 청양군에 도립파크골프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230억 원을 들여 국내 최대규모인 108홀 규모로 만들 계획입니다. 2025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7월 착공 예정입니다. 준공되면 하루 1,800여 명, 연간 40만여 명이 방문하고, 10개 이상의 전국 대회 개최도 가능합니다. 전남도 군마다 무조건 18~36홀 구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어요. 서울만 이러고 있어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정 회장은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며 상암동 노을공원에 18홀 구장 조성을 공약했다. 공약대로 올해 18홀이 조성되면 여기에 18홀을 더해 서울에서 최초로 전국 대회 개최가 가능해진다. 정 회장은 이와 관련한 자문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여해 서울시 예산 32억 원을 확보하고 36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구장 36홀 확보와 함께 전국 대회 개최에 필요한 부대시설과 행사공간을 추가한 설계 변경을 요청한 상황이다. 서울협회는 노을구장이 36홀로 완성되면 대통령기 전국 파크골프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에서 벌어지는 대회 행사는 서울시장배와 서울시협회장기, 서울시체육회장 파크골프 대회가 있다.
Q 서울은 유난히 구장 조성이 어려운 이유는 뭔가요.
“아무래도 부지 찾기가 어렵고 환경청의 환경영향 평가 등의 제한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서울의 구청장님들도 대부분 구장 건립에 긍정적이세요. 중랑구는 올 4월에 월릉교와 이화교 사이에 9홀짜리 ‘중랑구립파크골프장’을 개장했어요. 류경기 구청장님이 발 벗고 나선 덕분입니다. 개장식에 시타도 하셨지요. 김미경 은평구청장님도 짓고 싶은데 관내에 땅이 없다고 아쉬워하고 계시지요. 가장 큰 문제는 주무 부서가 2021년 1월 1일을 기해 국토관리청에서 환경청으로 넘어가면서 이런저런 제약이 더 커졌어요. 구장 조성은 공원이나 강변이 적절한데 지금 기준으로는 환경영향평가 등의 벽에 막힌 상황이에요. 상수도 보호구역이니 농약 사용하는 구장은 안 된다는 거죠.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건데, 파크골프장 잔디 관리는 농약이 필요 없습니다.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공원을 소수의 동호인만 이용하는 구장으로 만들면 되는가 하는 갈등도 있어요. 이 부분은 공간 효율화와 체육시설 확충 차원에서 찬반 주민회의 등을 통한 협의와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겠지요.”
Q 그렇다면 서울의 적정 부지는 어디입니까.
“우리 서울협회 차원에서 서울시 문화체육관광진흥과와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만한 곳을 조사해 봤어요. 워커힐 맞은편 한강고수부지가 한 6만 평이 되지 싶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잠기는 버드나무와 잡초에 뒤덮여 있는 유수지죠. 강서구 한강고수부지도 좋습니다. 행주대교 밑에 있는 부지도 괜찮다고 봐요. 거기는 예전에 농사를 짓던 곳인데 지금은 바닥을 골라 잔디를 입혔기 때문에 108홀도 가능할 겁니다. 그러려면 국회 입법까지는 필요 없고, 환경부에서 풀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지금 짓다가 중단된 곳도 있어요. 영등포구에서 시 예산 8억 원을 받아 안양천변에 구장을 90% 정도 지었는데, 환경청에서 승인이 안 나 중단됐어요. 김미경 은평구청장님은 땅만 있으면 임대해서라도 조성한다는 의지인데, 서울파크골프협회장을 맡고 있는 저로서는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요즘도 서울협회 회원들이 파크골프를 치기 위해 타 시군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화천군과 연천, 양양, 문경, 부여 등인데, 이용 버스가 하루 7대 정도나 됩니다. 보통 2시간 걸리니 아침 7시쯤 출발하면 겨울철에는 어두컴컴합니다. 9시쯤 시작해 36홀 치고 길 막히니 오후에 18홀 치고 올라오는 우리 회원님들 보면, 새삼 파크골프에 대한 열정에 숙연해지고 구장이 부족한 게 제 탓이지 싶어 고개를 숙입니다.”
서울시파크골프협회에는 현재 280개 동호회에 1만 1,500여 명의 동호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구협회는 서울 25개 구 중 21개가 결성되었다. 올해 동호회 클럽이 있는 강북구와 성북구 협회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협회 자체 조사에 따르면 입회 대기자가 약 4,000여 명에 달한다. 협회에서는 신입 회원을 대상으로 경기 규정, 구장 이용 방법, 기본 예의범절 등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Q 구장 조성과 관련한 환경청의 변화 등은 (사)대한파크골프협회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게 중론입니다. 마침 올해 말 중앙협회장 선거인데 어떤 분이어야 할까요.
“맞습니다. 중앙협회 차원에서 대관업무 전담부서를 두고서라도 발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사실 얼마 전에 가깝게 지내는 시도협회장 여섯 분과 자리를 함께했는데, 대뜸 저한테 중앙회장 출마를 권하더군요. 깜짝 놀라 손사래를 쳤습니다. 중앙협회장은 정말 중요합니다. 현 회장님께서 잘해주셨지만, 시급한 현안 해결과 향후 과제가 많습니다. 파크골프와 회원들에 대한 애정은 기본이고, 저보다 정계와 관계 등 두루 네트워크가 좋은 분이어야지 싶습니다. 그리고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회장이 사무실에 상근해야 합니다. 시급하고 중한 업무를 미루다 한꺼번에 처리하거나. 지나친 전결 업무는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 중앙회장에 출마하시려는 모든 후보자분은 꼭 상근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장수 회장은 서울협회장이나 중앙협회장에 도전하느냐는 질문에 어떤 자리든 회원들의 지지와 신임을 받는 게 관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중앙회장은 ‘나보다 더 훌륭한 분’이 맡아야지 안겠느냐며 에둘러 고사하면서 현재 운영 중인 ‘(주)햇살종합건설’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파크골프협회에서 많은 회원과 만나 소통하며 건강도 다지면서 노후를 아름답게 지낼 계획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전국 회원이 15만 명인데, 지금 추세로 4년 뒤에 가면 50만 명이 넘을 수 있다며 중앙협회장 자리의 막중함을 강조했다. 선거법상 중앙회장에 출마하는 현역 시도협회장의 윤곽은 9월에 드러난다. 이래저래 정 회장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