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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포커스] 대구‧경북지역 파크골프 전설 … 조제숙 경산파크골프협회 회장

일본 국제대회 금메달 등 100여 차례 입상
심판위원장‧시험출제위원‧강의 등 팔방미인
경북파크골프협회장 출마 더 큰 봉사 나서

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조제숙 경산시파크골프협회 회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대구‧경북지역의 파크골프 전설이다. 전국구 여자 파크골퍼로서 수많은 국내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고, 일본에서 열린 ‘마크베츠 국제대회’에 출전해 2015년부터 17년까지 3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로서의 성과는 지도자로서의 성취로 이어졌다. 대한파크골프협회 심판위원장, 심판시험출제위원, 1급 지도자 시험출제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문체부 국가자격증 문제출제위원과 구술면접관을 맡고 있고, 대경대학교에 출강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그녀는 올해 말에 뽑는 경북파크골프협회 회장 출마를 선언하며 더 큰 봉사를 다짐하고 나섰다.

 

 

대구‧경북지역은 우리나라 파크골프의 발상지이자 중심지이다. 낙동강과 금호강 변 등에 명품 파크골프장이 즐비하고, 인구 대비 동호인 수가 가장 많으며, 크고 작은 대회가 연중 열리는 곳이다. 경북이 품고 있는 진주시 상락원에서 2000년 파크골프가 시작됐고, 이는 대한파크골프협회에서도 공식 인정했다. 그만큼 이 지역 동호인들의 파크골프 사랑은 각별하고 자부심도 하늘을 찌른다.

 

본지 기자들이 가장 자주 취재를 가는 곳도 대구‧경북지역이다. 기사를 쓰다 모르거나 궁금한 게 있으면 도움을 청하는 내로라 하는 유력 인사들도 이곳에 포진해 있다. 한데, 이분들이 자문하다 막히면 열에 일곱 번은 “아, 그건 OOO에게 물어보면 된다”라며 한 사람을 콕 집어 추천한다. 그 콕 집은 한 사람이 조제숙 경산파크골프협회 회장이다.

 

국내 유일의 파크골프 전문 월간지 ‘파크골프가이드’가 조 회장을 만나는 게 다소 늦었다 생각하며 장마가 주춤하던 7월 중순 오후에 경산파크골프협회를 찾았다. 명불허전이 딱 맞는 비유다 싶었다. 명성과 명예가 헛되이 퍼진 것이 아니고, 이름날 만한 까닭이 있었다. 조 회장의 파크골프에 대한 애정과 지식, 비전은 높고도 넓었다.

 

Q 파크골프 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워낙 운동을 좋아했어요. 고등학교 시절엔 연식 정구 동호인으로 활동했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틈만 나면, 아니 틈을 만들어 운동을 즐겼어요. 주중엔 수영과 테니스, 주말엔 등산과 골프를 치는 패턴을 30년쯤 반복했습니다.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더니 딱 그 짝이었습니다. 10년 전 어느 날 계단을 내려오다 무릎이 아프더군요. 무릎 연골을 무리하게 쓴 바람에 이상이 온 거지요. 그때 파크골프를 즐기던 남편이 남천둔치 파크골프장으로 절 이끌었습니다. 그렇게 6개월쯤 구장을 열심히 드나들었더니 거짓말처럼 무릎이 낫고 예전처럼 몸이 가벼워지더군요. 3년 전에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죽을 고비를 맞았는데 역시나 파크골프로 이겨냈습니다. 지금은 혈액 순환도 좋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정상을 유지합니다.

 

Q 파크골프를 치면서 건강을 회복하신 건데,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좋은가요.

 

“파크골프는 만병통치약입니다. 일반 골프는 카트를 타고 이동하니 운동효과가 파크만 못하고, 엘보 등 건강을 해치기도 합니다. 파크는 웃고 떠들면서 18홀을 돌면 만보가 훌쩍 넘고, 라운드 내내 잔디밭을 걸으니 관절 건강에도 그만이에요. 무엇보다 허리 아프신 분들은 꼭 파크골프를 쳐보세요. 몇 년 전에 가깝게 지내던 일흔이 넘으신 분이 허리수술을 하신다기에 딱 6개월만 저랑 파크골프를 쳐보자 권했어요. 정말 수술하지 않고 허리 통증이 사라졌고, 지금도 열심히 치고 계십니다. 소문난 파크골프 전도사가 되었고요. 개인차가 있지만, 파크골프는 열심히 연습하면 수년 내 대회에 출전할 정도의 실력이 됩니다. 우리나라 파크골프장은 산과 강을 낀 수려한 경치를 자랑하는데, 전국대회에 출전하면 파크골프도 치고 여행도 즐기니 그야말로 몸 건강 정신 건강에 최고죠. 이 또한 파크골프의 매력입니다.”

 

 

Q 파크골프 전국구 실력파시잖아요. 전국대회 수상 트로피와 메달이 100개가 넘는다고 들었는데, 주요 대회 성적과 잘 치는 비결을 알려주세요.

 

“2007년에 입문했으니 벌써 구력이 17년이네요. 그동안 크고 작은 국내대회에서 나름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2016년 ‘전국어울림대회’에서 우승했고, 작년에 열린 ‘제1회 스타영천배 전국대회’에서도 우승했습니다. 일본 ‘마크베츠 국제대회’에서는 2015년부터 17년까지 3연속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땄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2019년 제주도시자배 대회입니다. 경기하다 넘어져 갈비뼈에 금이 갔어요. 신음이 절로 날 정도로 아픈데, 기권하면 기록이 200타거든요. 자존감 때문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진통제 4알을 삼키고 경기를 강행했어요. 결국 27홀 80타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잘 치는 비결은, 제가 그렇게 고수는 아닌데, 오래 이런저런 운동을 즐긴 덕분에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에요. 비결이라면, 거리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목표한 지점에 집중한다는 정도입니다. 이제 대회 성적은 후배들에게 터줘야죠.”

 

Q 많은 분이 조 회장님은 파크골프 실력 못잖게 지도자, 리더로서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하더군요.

 

“뭐든 이왕 하는 거 즐겁게 제대로 하자는 주의입니다. 2012년 3급 지도자를 시작으로 심판자격증도 3급과 2급을 연달아 땄습니다. 대한파크골프협회의 교육위원과 심판위원회 간사를 거쳐 심판위원장도 역임했습니다. 1급 지도자 시험출제위원과 심판 시험출제위원도 했고요. 현재는 문체부의 국가자격증 문제출제위원과 구술면접관을 맡고 있습니다. 대경대학교 파크골프관리자 과정에 출강하고 있고요. 지도자, 심판, 시험출제도 다 중요합니다. 좋은 지도자가 실력이 뛰어난 선수를 기르고, 심판이 제대로 역할을 해야 선수들이 공정하게 기량을 발휘하니까요. 파크골프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싶어 미력을 보태고 있습니다. 주위에서 좋게 평가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Q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시협회를 이끌고 계신데, 경산협회의 이모저모를 소개해 주세요.

 

“우리 경산협회는 2006년 3월에 결성됐어요. 현재 45개 클럽에 2,000명이 넘는 동호인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1, 2대 부회장으로 일했고, 2019년 9월부터 제6대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실은 제가 회장을 맡은 몇 년 전에는 협회가 침체기였습니다. 이런저런 불협화음을 해소하고 협회를 공정하게 회원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19년부터 해마다 100명 안팎의 새 회원이 들어옵니다. 기존 회원님들이 이분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수준에 맞는 파크골프 기술과 경기 규칙, 라운드 예의범절을 꼼꼼하게 가르쳐주시어 흐뭇합니다. 전문 강사들의 신입회원 교육도 있는데, 1회 2시간씩 모두 20회를 진행합니다. 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는 저도 교육에 적극 참여하고 있고요.”

 

Q 경산시의 파크골프장과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 현황이 궁금합니다.

 

“늘어나는 동호인 수에 비해 구장이 부족합니다. 현재 2007년 개장한 남천둔치구장과 2020년 개장한 하양구장 두 곳인데 모두 18홀 규모입니다. 여기에 올해 안에 3곳을 추가 조성합니다. 27홀 규모인 햐양물빛파크골프장, 18홀인 진량별빛파크골프장, 9홀의 남천옥빛파크골프장입니다. 새로운 구장 조성이 반갑지만, 저로서는 아쉬움도 큽니다. 하양물빛구장은 애초에 36홀로 계획했는데, 그만 다른 시설이 들어서면서 27홀로 줄었거든요. 구미에는 36홀 구장이 무려 9개나 되는데 말이죠. 우리 경산에서 전국대회를 치르려면 36홀 공인인증 구장이 필요한지라 회원님, 임원진과 지혜를 모으고 있습니다. 경산에서 열리는 대회로는 경산시장기, 경산시협회장배, 삼성현배 대회 등이 있습니다.”

 

Q 경산시협회의 최대 현안은 36홀 구장 확보와 전국대회 개최겠네요.

 

“네 그렇습니다. 삼성현배 대회는 올해가 10회째인데, 작년에 전국대회로 격상됐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경북지역 대회였습니다. ‘제9회 경산 삼성현배 전국 파크골프 대회’는 작년 8월 25일과 26일 이틀간 남천둔치구장과 하양구장에서 열려 서울과 부산 등 17개 시도에서 선수 40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남자 박중식, 변강식 선수, 여자 조인순, 최은자 선수 등 실력파들이 대거 찾아주었죠. 전국에서 몰려온 선수들이 숙박하며 지역경제에도 적잖이 도움이 되었고, 우리 경산을 널리 알리는 계기였습니다. 하지만 역시 남천구장과 하양구장으로 경기장이 이원화되니 대회를 주관한 우리 협회도 선수들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대회는 하양구장과 새로 조성하는 하양물빛구장을 이용하려 계획 중입니다. 전국 동호인의 많은 참가 바랍니다.”

 

 

Q 그동안 협회에서도 역할을 해 오셨고, 올해 말 치르는 경북파크골프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신다고요. 각오와 다짐을 들려주세요.

 

“건강을 위해 시작한 파크골프가 좋아 선수로 뛰었습니다. 지도자 수업을 받아 후배 양성에도 나섰고, 심판으로서 경기 진행을 돕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여름을 맞이하듯 다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동안 입은 혜택과 영광을 행정 봉사로 갚고자 협회 일도 맡았습니다. 경북협회에서 교육위원장과 부회장을 역임했습니다. 대한파크골프협회 부회장으로도 일했고요. 경산협회장으로서 공평무사하게 운영하고, 회원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파크골프를 즐기도록 노력해 나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경북협회장 출마는 가을로 가는 여정으로 제 구력과 이력, 경력에 맞는 행보라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기에 마땅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응원 격려와 함께 따뜻한 조언 부탁합니다.”

 

조제숙 회장과, 인터뷰에 배석한 이종태 수석부회장은 국민건강증진 예산을 구장 조성, 교육 등 파크골프 활성화에 써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수석부회장은 건강보험공단 지사장을 역임한 이 분야 전문가이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는 어르신 건강증진과 의료비 절감이 국가적 과제이다. 유네스코에서는 스포츠에 1달러를 투자하면 의료비 3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운동을 하면 1인당 연간 약 40만 원의 의료비가 절감된다는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 결과도 있다.

 

조 회장과 이 수석부회장은 어르신들의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에 최고 솔루션인 파크골프를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파크골프장의 환경규제를 완화하고,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촉구했다. 조 회장을 오래 곁에서 지켜본 동지인 이 수석부회장은 “파크골프 선수이자 지도자, 심판, 행정가로 괄목할 성과를 올린 조 회장께서 우리나라 파크골프 발전과 저변확대를 위해 더 오래 더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