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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 산업 선도자] 임윤정 썬아이앤디 대표…“우리 회사에 없으면 우리나라에 없습니다”

전국구 파크골프 시설물·용품 전문업체

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파크골프장 코스를 돌아보자. 멀리서 가까이서 숱한 시설물과 마주친다. 구장에 들어서면 저 멀리 깃대(핀)가 보이고 옆으로 OB말뚝과 안전망이 눈에 띈다. 홀에 들어서면 볼 거치대와 티박스를 만나고, 공을 올릴 고무 티를 찾는다. 굿샷을 날리고 동반자의 샷을 기다리며 그늘을 찾으면, 나무 아래를 두른 수목보호대가 있다. 다음 홀로는 티잉그라운드의 홀 표지판을 보며 이동한다. 구장에서 만나는 이 모든 시설물과 용품을 만드는 선도업체가 썬아이앤디이다.

 

 

파크골프 중심도시 대구에서 임윤정 썬아이앤디 대표를 만났다. 대구의 ‘대프리카’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파크골프장에 쓰이는 설치물 생산에 여념이 없는 썬아이앤디 공장 사무실이었다. 임 대표를 만나 파크골프장에서 사용하는 시설물과 용품에 대한 모든 걸 들으려 했으나, 불가했다. 임 대표의 꼼꼼한 제품 성명을 지면에 다 담기도 요령부득이다. 썬아이앤디에서 생산 공급하는 파크골프장 설치물이 워낙 방대하고 다양하기 때문이었다. 선도업체답게 무릎을 칠 만큼 보유한 기술력과 제품 기획력도 대단했다.

 

“우리 회사는 부친 임이재 회장님께서 1970년에 창업했습니다. 반세기 넘게 제조라는 한우물만 판 덕에 남다른 제조 기술과 경영 솔루션을 갖추었습니다. 지금은 파크골프 라운드에 필요한 구장 내 코스 곳곳의 시설물과 설치물, 용품 등을 생산 보급하고 있습니다. 오랜 경험을 갖춘 전문 기술자가 시공도 하고요. 기술과 품질에 자신이 있고, 선도업체라는 자부심도 있지만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구에 둥지를 틀고 가구전문업체로 잘 나가던 썬아이앤디가 파크골프장 시설물 사업에 발을 들인 건 2010년께였다. 임이재 회장이 2008년 아픈 무릎의 회복을 위해 파크골프를 시작한 게 계기였다. 임 회장은 무릎에 좋다는 헬스, 배드민턴에 요가 프로그램에도 참여했지만,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다. 같이 운동을 즐기던 임 회장 친구가 파크골프를 권했다. 처음엔 시큰둥했지만, 임 회장은 다른 운동은 다 접고 대구 강변구장에 매일 출근도장을 찍다시피 파크골프에 빠졌다.

 

임 회장은 파크골프를 즐기면서 무릎 통증이 사라지자,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실력을 키웠다. 아예 선수로 일신해 대구, 부산, 목포 등은 물론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출전했다. 전국대회에서 세 번의 우승까지 거뭐쥐었다. 내친김에 전문교육을 거쳐 파크골프 대회 심판으로도 활동했다. 이 같은 임 회장의 파크골프에 대한 열정은 구장 시설물 개발로 이어졌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고, 선수와 심판으로 활동한 임 회장의 눈에 전국 구장 시설물의 문제점이 보였다. 이때부터 규격화된 최적의 구장 시설물 연구개발에 몰두했다.

 

티샷용 티가 시작이었다. 이후 10여 년이 지난 지금 썬아이앤디는 구장의 시설물, 용품, 용구, 액세서리 등 파크골프의 모든 걸 갖춘 파크골프 전문업체로 탈바꿈하게 됐다. 지난 2019년 액티브시니어 축제에 선보인 실내 미니파크골프, 윷놀이와 파크골프를 결합한 골프윷놀이 게임도 호평을 받고 있다. 시각장애인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스윙트레이너기도 개발해 지역의 유관 복지관과 노인회에 기증하고 있다.

 

임 회장이 다진 초석을 바탕으로 경영을 이어받은 임윤정 대표는 성장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임 대표는 50년간 쌓은 제조기술에 경영 솔루션을 장착하며 썬아이앤디를 전국구 회사로 성장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시설물 등을 공급한 전국의 구장은 수십 곳에 이른다. 대구와 경북, 부울경의 구장을 비롯해 서울 잠실주경기장구장, 경기 양평구장, 강원 화천 산천어구장, 충북 충주 충주호구장, 전북 완주 봉동공원구장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임 대표는 회사의 성장 비결을 기술경쟁력과 철저한 시장조사에서 찾는다.

 

 

“파크골프장에는 많은 시설물과 용품이 필요합니다. 발주처에선 이를 한꺼번에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지자체 담당자라면 더욱 그렇지요. 우린 주력상품인 깃발과 홀컵, 기본 품목인 추첨기, 홀 안내판, 안전펜스 등과 함께 이동형 홀컵, 이동형 티 등 실내외에서 사용되는 모든 구장 시설 용품을 제조, 생산, 판매합니다. 한마디로 파크골프 시설 용품은 우리 회사에 없으면 우리나라에 없는 셈입니다.”

 

임 대표의 말을 듣고 설마 싶어 구매도 가능한 썬아이앤디 홈페이지에서 제품군을 확인했다. 상단 카테고리는 파크골프 시설물, 클럽, 공, 액세서리로 구성됐다. 시설물을 클릭했더니 파크골프용 말뚝이 먼저 나오는데, 거리목과 수리지, 헤저드, OB말뚝 등 종류가 네 가지나 된다. 멀리서도 식별되는 인증품 깃대와 깃발, 차별화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티와 홀 커터, 자세교정용 연습대, 미려하고 견고한 스마트 안내판, 홀 표지판, 홀컵 등이 ‘줄줄이 사탕’이다. 썬아이앤디에 없으면 우리나라에 없다는 임 대표의 말을 실감했다.

 

 

제품군의 다양성, 기술경쟁력과 함께 임 대표가 추구하는 경영 솔루션의 핵심은 눈과 발로 확인하는 구장의 실태조사이다. 전국의 모든 구장에 연중 전담 직원을 출장 보내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 구장의 실태조사는 출장보고서로 작성되고, 경영진과 기술인력이 이를 종합 분석해 제품 개선은 물론 새로운 제품개발에 반영한다. 구장 실사를 통한 실태보고서가 제품 기획과 개발, 생산, 판매의 토대가 되는 것이다.

 

기존 제품은 타사 제품과 비교해 더 좋은 제품으로 개선된다. 화천 산천어파크골프장에 설치한 수목보호대가 대표적이다. 기존의 수목보호대는 나무에 공기가 통하지 않아 썩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공을 맞아 생장에 악영향을 받기도 한다. 썬아이앤디는 이중망 구조로 공의 충격을 흡수하면서 공기가 통하는 수목보호대로 문제를 해결했다. 화천군에서는 여기에 잔디를 휘감아 공의 튐도 방지하고 미관도 보완했다.

 

한 발 더 나가 구장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무엇을 개선해야 하고, 그 구장에 무엇이 필요한지, 앞으로 뭐가 필요할지도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아직도 전국의 상당수 구장 시설과 용품이 대한파크골프협회의 규정과 규격에 맞지 않는다. 이런 구장들은 대회를 치르려면 협회 규정과 규격에 따라 개보수할 수밖에 없다.

 

구장 조성과 관련해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신설 구장은 물론이고 협회에서 위탁관리하던 구장도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조달청 조달품목에 골프장의 시설물과 용품은 아직 미등록이다. 일반 골프장의 조성 및 운영 주체가 민간이기에 필요성이 적었다. 지자체가 구장을 신설하고, 직접 운영하면서 머잖아 구장 시설 용품도 조달청 입찰을 거칠 전망이다. 영세한 시설 용품 업체로서는 부담이지만, 경쟁력을 갖춘 업체에는 기회이다. 임 대표는 썬아이앤디의 제품 다양성, 기술개발, 시공능력, 사후관리 시스템 등의 경쟁력을 들어 더 큰 도약을 자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