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파크골프 해외투어 수요가 부쩍 늘고 있다. 국내에 명품 구장이 많고 지자체에서 신설, 증설을 서두르고 있지만 파크골프 인구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잔디보호 등을 위한 휴장기와 장마철이나 폭서, 한파 기간에는 더욱 해외 구장을 찾는다. 최근에는 내로라하는 국내 유명 구장을 두세 번씩 경험한 열성 동호인들이 새로운 구장에서 라운드를 즐기자는 바람도 일고 있다. 게다가 관광 연계 상품도 많아 이래저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파크골프 해외투어 선구자라 평가받는 박태길 무아투어 대표를 만났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롯데관광 등 대형 여행사들이 골프투어 상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습니다. 주로 일본과 중국, 동남아 국가들이죠. 파크골프 해외투어 상품이 본격적으로 나온 건 2년여 전부터입니다. 그전에는 협회나 클럽 단위로 파크골프 발상지인 북해도를 중심으로 일본 구장을 찾는 정도였습니다. 코로나19 시국을 지나면서 파크골프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억눌렸던 해외여행 욕구가 더해지면서 파크골프를 목적으로 해외 구장을 찾는 분이 많아진 것입니다. 스포츠레저 중심의 해외투어를 오래 진행해 온 제가 보기엔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박태길 무아투어 대표는 25년여 해외 명산을 찾아 등산 코스를 개척했다. 산악인이자 코스 개척자이고, 해외 트레킹 전문 여행사 대표로 사반세기를 살았다. 포털 검색창에 ‘박태길’을 치면 명산, 트레킹, 코스 개척이란 단어가 가장 많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에 몇 없는 명산 코스 개척자로서 중국과 일본 등지의 명산을 두루 섭렵했다. 일본의 효노센, 유다센 등과 중국의 하파설산 등도 박 대표가 답사와 개척을 통해 우리나라 등산인들에게 소개한 명산이다. 스스로 산을 좋아하고 새로운 트레킹 코스를 즐기지만, 무엇보다 오래 인연을 맺은 고객의 바람을 알기 때문이었다.
무아투어의 주력상품을 트레킹에서 파크골프로 바꾼 것도 고객들의 바람이었다. 십 수년간 박 대표와 해외 명산 고봉 트레킹도 마다않던 열성 고객들이 코로나19를 거치며 파크골프 동호인으로 변모한 것이다. 박 대표와 함께 해발고도 5,396m의 하파설산을 소금 땀을 흘리며 함께 걷던 고객들이었다. 어느 사이 박 대표도 고객들도 중년을 지나 장년을 건너 노년으로 가고 있다. 형제와 오누이의 정을 쌓은 고객들은 박 대표에게 파크골프를 권유했다. 오랜 등산으로 다져진 체력에 일반 골프 실력이 더해져 박 대표는 짧은 시간에 파크골프 고수가 되었다. 고객들은 박 대표에게 해외 파크골프 투어 상품을 내놓으라 채근하기에 이르렀다.
“이 또한 파크골프와 해외투어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해외 등산과 트레킹도 마찬가지였어요. 2000년대 들어 등산 트레킹 바람이 거세게 불었습니다. 결혼식에도 등산복을 입은 하객들이 자주 눈에 띌 정도였으니까요. 이분들이 국내 코스를 서너 번 돌더니 해외 코스를 원하더군요. 파크골프 동호인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거 같습니다. 더구나 동호인들이 대부분 클럽에서 활동하시니, 이런저런 이유로 다 함께 해외 파크골프를 가자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겁니다. 왜 그렇잖습니다. 동호인 중에 누구누구는 파크골프를 치러 해외 어디를 갔다 왔다더라 하면, 우리도 가자는 분위기가 있잖습니까. 그렇게 수요가 공급을 만드는 거지요.”
박 대표는 그렇게 파크골프 해외투어 상품을 출시했다. 처음에는 트레킹 고객들이 중심이었고, 그 고객들이 클럽 회원이나 협회 회원들을 모아 규모가 커졌다. 박 대표가 운영하는 여행사의 가장 큰 자산은 네트워크다. 해외 트레킹을 진행하며 쌓아온 일본, 중국, 태국, 베트남 등 현지 유력 인사와의 오랜 신뢰가 첫째이다. 현지에서 어려움이 닥치거나 고객에게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전화 한 통으로 손쉽게 해결된다. 두 번째는 항공사와의 ‘마일리지’이다. 단순한 실적뿐만 아니라 신뢰 마일리지가 켜켜이 쌓였다. 박 대표의 해외 파크골프 투어 상품이 가격경쟁력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적으로 싸게 항공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와의 신뢰와 실적 마일리지 덕분이다.
무아투어의 올 하반기 대표상품은 태국 파타야 시암 파크골프장 투어이다. 무려 한달살이 상품으로 리조트만 이용하면 30만 원이고, 무한 파크골프피에 조식 포함해도 98만 원이다. 항공료는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어 별도 적용한다. 태국 파타야 시암 파크골프장은 태국에서 구장 환경과 시설이 최고로 꼽힌다. 게다가 방콕공항에서 최단거리 구장으로 공항 출발 한 시간이면 골프채를 손에 쥘 수 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진행한 해외 파크골프 투어 상품 중 태국 파타야 시암 파크골프장이 고객 만족도가 높다. 일 년 내내 23도 안팎 온도에 습도가 낮고 한낮에도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하다. 지난 7월 동국대 파크골프 최고위 과정 졸업여행도 파타야 시암 구장으로 다녀왔는데, 원생 모두 ‘엄지척’이었다. 그럼에도 일본이나 중국, 베트남 등지의 상품은 없냐고 물었다.
“당연히 있습니다. 일본만 해도 북해도, 아오모리, 센타이 등지의 구장을 이용하는 상품이 있습니다. 일본은 파크골프장이 1,000곳이 넘으니 원하시는 대로 준비해 드립니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도 가능한데, 아직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환경이나 시설이 아쉽고, 홀 중간에 쉴만한 그늘도 마땅치 않거든요. 태국의 니콘사완, 치앙마이, 칸차나부리도 그렇습니다. 이동거리도 너무 멀어 꼭 가신다는 분 아니면 피하고 있습니다. 제가 듣기로 우리나라 분들이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 등지에 머잖아 파크골프장을 조성한다니 기대가 큽니다.”
사실 본지에도 해외 구장 조성과 관련해 자문을 원하는 이들이 많다. 파크골프 전문지로서 축적된 다양한 자료와 정보를 나누는데, 무엇보다 대한파크골프협회 ‘규정과 규격’에 맞게 구장을 조성하라 당부한다. 현재 국내 구장도 대한파크골프협회 규격에 맞지 않게 조성된 곳이 부지기수다. 공인구장 인증을 신청하면서 부랴부랴 새로 개보수공사를 하는 곳도 상당수다. 애초에 규격을 지켜 조성하지 않았고, 공인구장이 아니면 지자체가 원하는 전국대회를 유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남아 현지의 네트워크가 탄탄하고, 파크골퍼의 바람을 잘 아는 박 대표의 조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한테도 해외 구장 조성을 도와달라는 분들이 꽤 있어요. 동남아 대부분은 부지임대료와 인건비, 일반관리비 등이 낮아 건설비용이 크게 안 들거든요. 다만 라운드 중에 쉴 휴게공간과 시설은 꼭 필요하고, 대한파크골프협회가 요구하는 공인구장 규격 및 규정을 꼭 지키라 조언합니다. 국내외에 환경과 시설이 좋은 구장이 더 조성되고, 언제 어디서든 건강에 좋은 파크골프를 더 많은 분이 즐기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