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시니어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파크골프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전국에 파크골프장 조성 붐이 일고 있다. 앞으로 5년 이내에 전국 120곳에 파크골프장이 신설될 예정인데, 하천 점유로 인한 환경훼손과 홍수 피해, 불법 점용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파크골프장 난립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 제정이 절실하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대전 대덕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원은 9월 23일 전국 지자체와 대한파크골프협회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파크골프장을 이용하는 동호인 수는 2022년 894만 명에서 지난해 1,277만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무려 42% 넘게 증가한 셈이다.
수요가 넘치니 공급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현재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은 전국 405개에 이른다. 코로나19 펜데믹을 계기로 2020년대 들어 부쩍 늘었다. 여기에 4년 이내에 전국 각지에 120곳이 새로 조성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구장이 적었던 수도 서울에도 오세훈 서울 시장이 70곳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한 터다.
현재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상도가 압도적으로 많다. 경남이 73개로 가장 많고, 경북이 57개, 대구가 43개로 뒤를 이었다. 경상 지역에 파크골프 동호인이 가장 많고, 하천도 많다는 반증이다. 파크골프장은 여러 여건상 하천 변에 조성되기 십상이다. 반면에 대전시와 인천시는 5개로 17개 광역지자체 중 가장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동호인이 폭발적으로 늘고 노년층 건강증진 효과 등을 앞세워 지역주민의 파크골프장 증설 요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자체에서도 파크골프의 수요에 따라 파크골프장을 적극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2024년 8월 기준으로 현재까지 전국에서 파크골프장 조성 공사 비용으로 총 5,395억 원이 사용되었다. 지방비 92%에 국비가 8%를 차지했다.
파크골프가 노년층에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일반 골프에 비해 치기 쉽고 비용도 적게 들기 때문이다. 도보나 대중교통으로 갈 정도로 파크골프장이 거주지에서 가깝다는 것도 장점이다. 3세대 스포츠를 천명하고 있지만, 아직 연령대는 5~60대가 70%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이다. 대개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전국 파크골프장 이용료는 무료인 곳이 가장 많다. 유료라 해도 1,000~6,000원이면 18홀 이상을 즐길 수 있다.
양이 있으면 음이 있는 법. 이렇든 장점이 많지만, 파크골프장 조성을 둘러싼 환경훼손과 불법점용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하천점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가하천 점용 허가를 받은 파크골프장은 134곳이고, 지방하천 점용 허가를 받은 곳은 83곳이다. 조성 예정 120곳을 합하면 총 525개의 파크골프장 중 41.3%가 하천점용 허가를 받은 셈이다. 하천 점용 허가 건수는 금강이 26건으로 가장 많았고, 낙동강 19건, 영산강 13건, 한강 6건이었다. 환경단체들은 우후죽순처럼 하천에 파크골프장이 조성되면 홍수에 유속 흐름이 늦어져 피해가 발생하고, 골프장 관리에 쓰이는 농약이 환경을 파괴한다고 주장한다.
파크골프장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은 더 있다. 허가받지 않은 불법 파크골프장은 더 문제란 지적도 나온다. 일부 지역 파크골프 협회가 파크골프장을 불법 점용하면서 비회원과의 다툼도 불거진다. 관리책임이 있는 지자체에서도 불법 점용에 제재할 직접적인 법적 기준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박정현 의원은 “주민들 사이에서 파크골프 인기가 상당하다. 그럼에도 현재는 파크골프장 설치에 관한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라며 “파크골프 활성화와 파크골프장의 분별한 난립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