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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포커스 - 강영미 대한파크골프협회 이사] 사람과 사람을 잇는 파크골프 공인중개사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쳐야 미친다

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강영미 대한파크골프협회 이사는 멀티플레이어다. 안 하는 게 없고, 못 하는 거 없다 해도 과하지 않다. 머리엔 고사양 컴퓨터를 장작하고 불도저처럼 일을 밀어붙인다. 때론 호미로 섬세하게, 때론 포클레인으로 한 방에 일을 처리한다. 어디서든 무슨 곤란한 일이 있으면 강 이사를 찾고, 강 이사는 ‘홍반장’을 자처해 속 시원하게 해결한다. 초등학교 5학년짜리 쌍둥이 자매의 엄마이자 공인중개사무실을 운영하는 그녀에게 이런 열정과 능력은 어디서 오는가.

 

직업의 사전적 의미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강 이사는 직업으로 규정하려면 숨 가쁘다. 그녀가 오래 종사한 일은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이지만, 지금 가장 공을 들이는 일은 파크골프다. 국내 최대 파크골프 단체인 대한파크골프협회 이사를 비롯해 전남도파크골프협회 교육위원, 목포시파크골프협회 교육이사, 목포시체육회 이사 등 굵직한 단체의 간부를 맡고 있다.

 

그녀는 유력 단체의 간부이자 유능한 지도자이다. 불과 단 2년 만에 국가공인 문체부 파크골프 생활스포츠지도사, 유소년·노인·장애인 스포츠지도사가 되었고, 대한파크골프협회 1급 지도사에 이어 어렵다는 강사 자격을 땄다. 작년에 획득한 강사 자격은 전국 최연소 기록이다. 여기에 국립목포대학교 평생교육원 지도교수, 동국대 파크골프 최고위과정 지도교수로 출강하는 등 교육에도 헌신하고 있다. 도대체 뭐가 그녀를 파크골프에 이토록 빠지게 했을까?

 

 

Q 쌍둥이 육아에 공인중개사 업무까지 바쁜데, 파크골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합니다.

 

“무엇보다 파크골프가 재미있어요. 구장에서 만나는 사람도 좋고요. 일반 골프를 오래 쳐서 처음엔 어색했는데 치면 칠수록 매력덩어리인 거예요. 일반 골프는 육아와 업무 때문에 필드에 한 번 나가려면 계획을 세우고 작정해야 가능하잖아요. 파크골프는 안 그래요. 짝 맞출 필요도 없이 그냥 가면 돼요. 저는 아침 6시에 눈을 떠 쌍둥이 밥 먹여 학교 보내고 8시 30분쯤 구장으로 가요. 18~27홀 돌고 공인중개사무실로 출근하면 10시쯤이죠. 제가 부지런해서 파크골프를 즐기는 게 아니라 파크골프가 즐거워 제가 부지런해진 거죠. 이만큼 재미있고, 함께 해서 즐겁고, 운동으로 좋은 스포츠가 또 있을까 싶어요. 취미가 특기가 되어 이 자리에 있지 않나 싶어요. 골프가 좋은 점이 10개라면 파크골프는 100개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운동이지 싶네요.

 

Q 아무리 즐거워도 2년 만에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에 강사 자격증까지 따는 건 매우 어려웠을 건데요. 유소년·노인·장애인 스포츠지도사이기도 하던데.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하고 싶었으니까요. 아무래도 오래 일반 골프를 쳤기 때문에 파크골프 구력에 비해 실력이 빨리 늘었어요. 함께 치는 가까운 분들이 요청해서 간단한 레슨을 하다 보니 주변에서 지도사 자격을 권하더라고요. 파크골프가 체질이었는지, 운이 좋았는지 원샷 원킬로 다 붙었어요. 협회 등록 1년 만에 2급을 땄고, 또 1년 뒤 1급, 그리고 강사 자격증까지 일사천리였어요. 유소년·노인·장애인 스포츠지도사는 필요할 때가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실제로 지금 영암 학산초등학교에 방과 후 강사로 나가는데, 유소년 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이 있어 가능했어요.”

 

 

Q 어른보다 아이들 가르치기가 더 어렵지 않나요. 학산초등학교에서 파크골프를 방과 후 과목으로 정한 것도 고무적이네요.

 

“파크골프를 사랑하는 저로서는 참 고맙고 반가운 일이죠. 학산초 교장선생님께서 앞서가는 분이신 듯 해요 화천군에서는 지자체 차원에서 유소년 파크골프 교실을 운영하는 거로 아는데 더욱 확산할 거라고 봐요. 아이들의 집중력 향상과 놀이 같은 체육으로 파크골프가 제격이거든요. 학산초등학교는 운동장이 천연 잔디예요. 거기에 9홀을 조성했어요. 지금 스물다섯 명을 가르치고 있는데 다들 좋아해요. 제가 가르치는 이준석, 조은별 어린이의 장래 꿈이 파크골프 선수라니 보람을 느끼죠. 제가 가르친 학생들이 전국체전에 나가 메달을 따면 좋겠어요. 학교 측에서 선생님들 직무연수도 요청하셔서 해드렸어요. 학교가 아이들이 하교한 오후 5시 30분 이후로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하는데, 제가 운동장에 조성한 파크골프장도 개방하면 좋겠다고 제안해 지금은 지역민들도 파크골프를 즐기고 계십니다. 참관수업에 오신 학부모님들께서 마을에서 지역민들에게도 파크골프를 교육해달라 요청하셔서 파크골프교실을 열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봉사죠.”

 

Q 파크골프 선수로서도 손색없는 실력파라고 들었습니다. 베스트 스코어가 50타에 에버리지가 55타인 초고수라던데 선수의 꿈은 없나요.

 

“시간 제약 때문에 선수로 나서기엔 어려움이 있어요. 쌍둥이가 초등학교 5학년이라 아직은 손이 많이 가거든요. 이런저런 일로 하룻밤 출장이라도 갈라치면 아이들이 눈에 밟혀 제대로 일을 못 볼 정도로 딸바보예요. 선수로 대회에 나가면 2, 3일의 대회 기간도 부담스럽지만, 사실 우승까지 노리려면 미리 가서 구장 환경을 익혀야 하거든요. 그렇지만 남편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용기를 많이 줘서 대회 출전을 염두에 두고 늘 실력향상에 힘쓰고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배운 이론도 난구 해결에 큰 도움이 되고 있고요. 요즘은 어프로치를 집중적으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제가 파크골프를 치는 걸 자랑스러워해 3년 뒤쯤에나 본격적으로 선수로 뛰어볼 참입니다. 선수 생활은 아이들이 중학교 입학 이후로 생각하고 있어요.”

 

Q 아이들이 파크골프를 좋아하나요. 아이들과 함께 구장에 자주 나가나요.

 

“네, 아이들이 좋아해요.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주말에는 가족이 함께 구장에 나가요. 구장 입지가 강변이나 산 아래 등으로 주변 환경이 좋거든요. 아이들은 제가 골프웨어를 차려입고 힘차게 스윙하는 모습이 멋지다고 응원해요. 아, 지난해 파크골프채 업체인 피닉스에서 주최한 모델에 뽑힌 것도 실은 아이들 덕분이었어요. 멋진 우리 엄마가 아니면 누가 모델이 되겠냐고 응원하길래 가족여행 가는 셈 치자며 피닉스 모델 대회에 나갔는데 덜컥 뽑혔어요. 암튼 우리 아이들은 제 인생의 빛이요 복덩이입니다.”

 

Q 국립목포대학교 파크골프 아카데미 평생교육원 지도교수를 비롯해 동국대 대학원 파크골프 최고위과정 출강 등 파크골프 교육에도 열정적이더군요.

 

“첫 강의를 나가는 전날 밤 정말 잠을 못 이루었어요. 제가 잘할 수 있을까, 교육받는 분들이 만족하지 못하면 어쩌지, 고민이 깊었어요. 한데 고민하는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수업 준비에 투자하고 집중하는 쪽으로 마음을 다잡고 나섰더니 결과가 좋게 나오더군요. 이론도 실기도 새로운 정보가 있으면 애써 찾아 수업에 활용해요. 평생교육원과 아카데미 과정의 수강생 연령이 많은 편이라 되도록 이론은 이해하기 쉽게, 실기는 익히기 쉽게 가르치려고 노력해요. 특히 집중력 유지를 위해 재미있게 사례 중심으로 강의 노트를 짜고 있어요. 수강생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 뿌듯하죠.”

 

 

Q 자격증을 따고 강사로서 활동하는 환경은 어떤가요. 강사로 성공한 비결도 궁금합니다.

 

“처음엔 자격만 따면 강사로서 설 자리가 많을 줄 알았어요. 근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어요. 지도사자격증은 많이들 갖고 계시지만 지도사로 활동 안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물론 선수로 뛰시는 분들이 더 많기는 하지만요. 저는 자리가 없다고 할 게 아니라 자리를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바로 실천했어요. 강사로 설 자리를 만들고 파크골프 보급에 더 힘쓰며 교육받은 사람들이 구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어요. 제가 활동하고 있는 옥암동 행정복지센터의 주민사랑방 프로그램에 ‘파크골프 교실’을 목포시 최초로 만들었어요. 기초단체 의원님의 도움으로 파크골프 용구인 파크골프채와 이동식홀컵, 인조매트 등을 확보해서 부담없이 주민들이 교육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활성화되어 많은 분이 찾아와 꾸준히 교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동에서 소문이 났는지 수업 요청이 있었고, 부주동에도 개강해서 1기생들 수업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처음은 작게 시작하지만 조금씩 하다 보면 강사로서의 실력이 쌓이고 지역 주민들과도 가까워져서 친목도 다지고 지역이라서 좋은 점도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지금도 강의하면서 다른 분들을 벤치마킹도 해요. 그 또한 배움이고 부족한 점을 채우면서 공부해 가는 게 재밌어요. 항상 배우려는 자세가 저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좌우명인 ‘선택과 집중’에 충실하려고 노력합니다.”

 

강영미 이사와의 인터뷰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녀가 짧은 기간에 이뤄낸 성과는 분명 파크골프 지도자와 교육자, 선수를 꿈꾸는 이들의 모델이었다. 그녀와 인터뷰를 진행한 두 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파크골프 리더가 다 소환되는 경험도 했다. 그들과의 인연은 높고 깊고 넓었다. 그녀의 공감 능력과 친화력에 열정이 더해진 결과일 터다.

 

강 이사의 열정은 오늘도 내일도 계속된다. 아이들의 응원과 함께 동호회 회원들의 격려와 더불어 더 높은 곳을 향해 즐겁고 행복한 파크골프 여정을 이어갈 것이다. 그리고 그녀를 아는 많은 이들은 3년 뒤부터 전국 파크골프 대회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강영미 선수를 기대하고 있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 했다. 미치지(狂) 않으면 미치지(及) 못한다. 그는 과연 어디까지 미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