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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포커스] 김해파크골프협회 급성장의 일등공신 유인석 회장

겸손·경청·실력에 행정력·정치력·네트워크 갖춰
시군협회장, "경남협회에 유 회장의 리더십 절실”

“제가 쌓은 실적이라기보다 김해협회 회원님들이 어깨동무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이룩한 성과입니다. 김해에는 6,000여 명의 동호인이 72홀의 술뫼파크골프장과 27홀의 조만강파크골프장, 36홀의 생림파크골프장 등지에서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고, 김해시장배 대회 등 연중 네 차례의 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 김해협회가 외형적인 성장과 함께 회원님들의 건강과 행복 증진에 주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김해시는 물론 경상남도에 파크골프 관련 현안이 많습니다. 함께 봉사해 온 경남의 시군 협회장님들께서 부족한 저에게 차기 경남협회장을 맡아 열심히 해보자 말씀하셨는데, 더 훌륭한 분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의 짐이라면 각오는 해야겠지요.”

 

 

김해는 가야의 시조 김수로왕이 세운 금관가야의 수도로 500년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고도이다. 김해국립박물관에서는 철의 왕국이자 해상왕국이던 가야의 유적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고, 매년 김수로왕의 탄생지이자 경남의 성지인 구지봉을 중심으로 ‘가야문화축제’가 성대하게 열리고 있다. 가야의 역사를 놀이, 체험, 전시 등으로 느낄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김해가야테마파크’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처럼 가야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잇는 김해 사람들의 자부심과 자존감은 상당하다. 유인석 김해시파크골프협회 회장의 리더십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성싶었다.

 

“온전히 ‘겸손’과 ‘경청’입니다. 김해 사람들은 목소리 높여 나대는 사람, 자의식과잉에 거부감이 있다고 봅니다. 제가 워낙 그런 사람이기도 합니다. 저의 부족함을 함께하는 분들의 지혜로 메우거든요. 2019년부터 김해 파크골프 협회장으로 봉사를 시작해 2021년 연임이 돼서 6년째인데, 늘 낮은 자세로 회원님들의 말씀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회원님을 통해 김해협회의 현안을 파악하고, 현안의 우선순위를 정해 작은 동네일은 북으로, 큰 나랏일은 징을 쳐서 해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 협회 회원님들과 임원님들의 뜻을 제대로 헤아려 어깨동무하고 함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올림픽회관에서 만난 유인석 회장(70세)의 인터뷰 첫 일성은 겸손과 경청이었다. 경청(傾聽)은 삼성그룹의 창업자 이병철 회장이 그의 아들 이건희 회장이 부회장이던 시절에 휘호를 직접 써 전한 말로 널리 알려졌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태도’를 강조한 것이다. 이 ‘경청’의 가르침은 이건희 회장을 거쳐 이재용 회장에게 이르기까지 3대째 이어지면서 삼성그룹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경영철학이 되었다. 그럼에도, 겸손과 경청은 미덕이되 자칫 리더로서는 소극적이라 평가할 수도 있는 거 아닐까.

 

재임 기간 회원수 급증 · 명품구장 확장 조성

파크골프 우수협회 선정 · 대한체육회장 표창

 

이런 일각의 우려는 유 회장이 재임 기간 이룩한 눈부신 성과를 확인하면 단박에 수그러든다. 김해시파크골프협회는 2010년 3월에 4개 클럽에 회원 100명 남짓이 결성해 생활체육 김해시연합회에 등록했고, 2016년 12월에 초대 협회장을 선임했다. 유 회장은 2019년 12월에 2대 회장으로 선출되었고, 2년 후부터 3대 회장으로 연임하고 있다.

 

유 회장이 맡은 6년여간 김해협회 회원과 클럽 수는 두 배 이상 늘었다. 2017년 조성한 솔뫼구장은 8개 코스 72홀로 확장해 대한파크골프협회로부터 2021년 9월과 이듬해 4월 공인구장으로 인정받아 전국대회를 유치한 바 있다. 지난 2012년 18홀로 조성해 2022년 9홀을 더해 27홀로 확장한 조만강파크골프장과 함께 두 곳에서 연중 김해시장배 파크골프대회와 김해시협회장배, 클럽임원진대회, 낙동강협의체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김해협회는 2022년 파크골프 우수협회로 선정되었고, 유 회장은 체육회 발전과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체육회 회장 표창을 받았다.

 

김해협회에는 올 7월 말 현재 62개 클럽에 회원 2,500여 명이 활동하고 있고, 비회원까지 합하면 김해시에서 5,000여 명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파크골프 인기가 대한민국 어느 지자체보다 높아 솔뫼구장과 조만강구장에는 새벽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동호인들로 북적거린다. 두 곳 모두 많은 나무와 숲이 함께 어우러진 빼어난 경관과 뛰어난 시설을 자랑하는 전국구 명품 파크골프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해는 이런 인프라와 동호인들의 모범적인 클럽활동에 힘입어 경남지역의 파크골프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해협회의 클럽 중 회원들이 첫손에 꼽는 건 ‘청송클럽’이다. 김재달 회장과 이해영 총무가 이끄는 청송클럽은 회원 33명이 그야말로 눈만 뜨면 조만강구장에서 만나 파크골프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우애를 다지고 있다. 회원들이 똘똘 뭉쳐 이용하는 조만강구장의 잔디관리는 물론 티박스 정리, 주변 청소 등에도 열과 성을 다한다. 경남에서 유일하게 27홀 야간 개장을 추진하는 등의 협회 일에도 클럽 차원에서 발 벗고 나선다. 일부 비회원의 일탈행위도 합리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유 회장과 회원 모두 사회공헌과 봉사에 적극

김해시에 장학금 · 다문화지원사업 기금 쾌척

 

유 회장과 김해협회 회원들은 지역의 사회공헌과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 회장이 앞장서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김해시에 5년째 3,000만 원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올해는 다문화지원사업에 500만 원을 쾌척했는데, 유 회장은 이와 별개로 개인적으로 1,000만 원을 추가 기탁했다. 유 회장은 김해에서 열리는 파크골프 대회에 매번 300~400만 원의 출연금을 내는 것을 비롯해 수시로 사재를 털어 협회 행사의 품격과 회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김해는 물론 경남지역에서 유 회장의 봉사와 사회활동은 유명하다. 초중고 동창회장과 인제대학교 최고경영자 동창회장을 역임했다. 김해시 주민자치위원장 협의회 회장과 경남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김해시 학교운영위원장 협회의 회장, 경남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지역 생활체육 활성화의 중요성을 깨달아 김해시 축구협회와 경남 족구협회 회장으로도 봉사했다. 주민들의 추천으로 제4대 김해시 의원으로 의회에 입성해 산업건설위원장으로 지역발전에 기여하기도 했다.

 

유 회장의 평생 업은 일찍이 눈을 뜬 교육사업이다. 김해 유아교육의 산실인 꽃동산유치원·어린이집·더키즈클럽(영어학원)을 2,000여 평 부지에 설립해 이사장으로서 40년째 운영하고 있다. ‘알아야 면장’이라고 배움의 중요성을 인식해 늦은 나이에 아내 김정애 원장과 함께 방송통신대학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했고,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에 이어 인제대 행정학 석사학위도 받았다.

 

 

동창들과 클럽 결성, 최대 장점은 ‘우정효과’

라운드 돌며 걷고 웃고 소통하니 절로 깊어져

 

유 회장이 파크골프에 빠진 건 ‘우정 효과’ 때문이다. 중학교 동기들과 파크골프 클럽을 만들어 함께 즐겼는데, 골프에 비해 재미와 건강은 물론 소통에 그만이었다. 라운드 내내 함께 걸으면서 웃고 소통하다 보면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우정이 절로 깊어지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파크골프에 빠져 현재는 김해파크골프협회 회장, 경남파크골프협회 부회장, 대한파크골프협회 이사와 함께 김해시 체육회 감사를 맡고 있다. 이처럼 지역 사회 단체장으로 오래 봉사해 온 그에게 김해파크골프협회 회장으로 재임 중 가장 큰 성과와 힘들었던 일, 아쉬웠던 일이 뭐였냐는 질문을 던졌다. 유 회장은 망설임 없이 서로 다른 질문에 같은 답을 들려줬다.

 

“솔뫼파크골프장입니다. 솔미구장 조성이 가장 힘들었고, 가장 큰 성과이면서, 아주 많이 아쉽습니다. 사실 김해시의 도움 없이 우리 협회가 앞장서 해낸 거나 다름없거든요. 저도 지갑을 많이 열었고 임원진들이 협조해 협회 운영비로 E, F, G, H 코스 36홀 설계부터 토목, 부대시설까지 비용을 들여 공사를 직접 진두지휘해 마무리했습니다. A, B, C, D 코스 나무이식, 조경도 우리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습니다. 덕분에 잔디와 나무가 어우러지는, 하루에 800여 명이 찾는 전국 최상위 명품구장이 탄생한 것입니다. 당연히 우리 협회 회원님들과 저의 성과로 첫손에 꼽고 싶습니다. 정말 우리 협회 회원님들 고생 많이 했습니다. 저도 과로로 몇 번 쓰러져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습니다. 내년에 36홀이 추가 증설되면 단독구장 108홀에 차량 100대 이상 주차까지 가능한 명실상부 전국 최고의 구장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협회에서 위탁운영을 하다 김해시가 직영하면서 우리 협회 회원님들이 오히려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으니 아쉬울 수밖에요.”

 

 

전국구 명품 솔뫼구장 조성 관리에 들인 공 강조

김해협회원 권익 인정하는 시 조례 제정에 주력

 

유 회장과 회원들이 땀 흘려 가꾼 솔뫼구장은 2022년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낙동강 일대에 조성된 다른 시설과 함께 원상복구 명령을 받으며 부침을 겪었다. 환경영향평가 등의 허가와 행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조성됐기에 생림·상동·대동 구장과 함께 폐쇄되었고, 다행히 솔뫼구장은 원상복구 후 합법화 절차를 거쳐 지난해 9월 재개장했다. 재개장 이후 운영 주체는 현행법상 김해협회에서 시로 바뀌었고, 인터넷 예약제를 적용하면서 나이 많은 회원은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협회의 지속적인 건의로 지금은 협회 회원 선착순 이용, 관외 이용자 예약제로 조정되어 그나마 고령자 이용에 숨통이 트였다.

 

유 회장은 이용방법의 변화에 이어 구장 조성과 관리에 들인 협회의 공을 강조하며 시에 협회원을 배려하고 권익을 인정해달라 요구하고 있다. 김해시 의원으로 쌓은 네트워크와 활동 경험을 토대로 관련 조례 제정이 탄력을 받고 있다. 김해협회 회원들의 유 회장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다. 회원들과 소통하며 경청하는 거에 그치지 않고, 과감하게 결정하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열정과 추진력이 넘치는 게 유 회장이기 때문이다. 회원들의 권익이 담긴 요구사항이 시 조례로 제정될 거라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장과 관련한 김해협회의 현안은 두 가지가 꼽힌다.

 

먼저, 김해시 진례면에 추진하던 생활체육 종목단체별 각각의 구장 조성을 다수 주민의 바람대로 변경하는 일이다. 변경안은 진례면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축구장 5면과 훈련장, 그리고 클럽하우스와 간이목욕시설을 갖춘 36홀 파크골프장 조성이다. 기존 종목단체의 반발에 김해시 체육회가 중재에 나서 원만한 합의가 이뤄졌고 곧 변경안이 국토부에 접수될 거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 회장은 부연 설명을 이어갔다.

 

“이 부지는 창원시와 인접한 위치에 있고, 록인(군인공제회)에서 공사 완료 후 기부체납하는 사업인 거로 알고 있습니다. 박완수 도지사님, 홍태용 시장님과 소통해 도비 지원 예산확보를 병행, 경남 도립구장으로 방향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경남파크골프협회 사무실, 교육관, 실습장, 클럽하우스(휴게실, 식당), 샤워실, 주차공간(100대 이상) 등을 확보하는 도립구장 탄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첫걸음을 떼었습니다.”

 

또 하나의 현안은 전국의 파크골프 동호인들을 솔뫼구장으로 모으는 전국대회 개최이다. 화천군에 버금가는 시상금 등의 동기부여도 필요한데, 올해는 전국체전 개최 건으로 현재 시의 재정지원이 아쉬운 형편이다. 지금까지의 대회 진행은 유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역량, 사비 출연 등을 통해 예산을 맞춰왔다.

 

 

파크골프 현안 많아 차기 경남협회장 책임 막중해

겸손과 경청, 실력 갖춘 유 회장의 다음 행보 기대

 

김해시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파크골프 전국대회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김해시와 경남협회, 대한파크골프협회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경남의 18개 시군협회 회장단이 올해 말 있을 차기 경남파크골프협회 회장으로 유 회장을 추대하는 분위기로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은 경남도 협회장의 역할이 막중하고, 협회장의 행정력과 정치력, 지역과 중앙을 잇는 네트워크의 힘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기에 더욱 그렇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의 겸손을 익히 들었기에 출마 여부가 아닌 차기 경남협회장의 자격과 해야 할 일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물었다. 유 회장은 신중하지만 단호하게 이렇게 밝혔다.

 

“홍태용 김해시장님은 합리적인 분으로, 시장님과 솔뫼구장 108홀 확장과 진례복합단지 36홀 조성 등에 대해 많이 협의하고 다양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전국대회 김해 유치는 도협회도 나서고 중앙협회의 협조를 구해야 가능합니다. 차기 경남협회장은, 징검다리가 아닌 마지막 봉사로 여기고 이왕이면 자기 지갑을 먼저 여는 분이면 좋겠다 싶습니다. 당연히 시군협회장님과의 소통, 시와 중앙정부와의 협상 능력도 갖춰야겠지요. 경남협회는 회원이 전국 최상위권인 3만여 명에 이르는데, 꾸준히 늘어나는 비회원의 가입 활성화 방안을 도협회 차원에서 마련해야 합니다. 정부와 교육기관, 파크골프 산업계와 협업해 유소년부터 초중고, 대학까지 파크골프를 보급하고 지도자도 양성해야 합니다. 우리 김해협회처럼 초보자는 기본교육, 기존 회원은 보수교육, 자격 희망자는 기록원 교육을 받게 하는 등의 단계별 파크골프 교육도 필요하고요. 전국체전에도 종목단체로 참가할 수 있게 힘을 보태고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유 회장의 답변을 곰곰이 살펴보니 그대로 공약이 되었다. 시군구협회, 시도협회, 중앙협회 회장과 더불어 전국의 동호인들과 겸손하게 소통하며 경청한 걸 이렇게 실천과제로 정리한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유 회장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는 키워드 역시 겸손과 경청, 그리고 실천으로 입증해 온 실력일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