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산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단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첫눈이 10월 하순에도 내리지 않았다. 1894년부터 관측을 시작했는데, 130년 관측 역사상 가장 늦어졌다고 한다. 후지산에 첫눈이 내리는 시기는 통상 매년 10월 2일쯤이다. 지난해엔 10월 5일 첫눈이 관측됐다. 일본 후지산 첫눈 늦어졌다는 외신이 우리나라에 알려지는 시점, ‘세계 1% 부자들이 온실가스를 억만장자답게 배출한다’라는 외신도 타전됐다. 11월 11일부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이 총회를 앞두고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환경 분석 보고서를 10월 28일 발표했다. 보고서 제목은 ‘생명을 위협하는 탄소 불평등’. 세계 상위 1% 부유층의 탄소 배출을 처음 분석했다는 이 보고서에 따르면, 억만장자, 즉 ‘슈퍼 리치’ 50명은 1년 동안 평균 184회 비행기를 탔다. 425시간을 공중에서 보냈다는데, 이들은 일반인이 300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을 만든다. 억만장자들은 전용 비행기도 보유하고, 규모가 큰 요트도 자주 이용한다. 이들이 많이 투자하는 사업은 석유, 광업, 해운, 시멘트 등이다. 이런 산업은 탄소를 배출하는 대표적인 산
지난여름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여름’이었다. 폭염 특보제를 도입한 2008년 이후, 서울을 기준으로 할 경우, 가장 늦은 폭염을 기록했다. 9월 19일에야 폭염이 끝났다. 역대 가장 늦은 열대야도 나타났다. 현대적 기상 관측 장비를 도입한 1973년 이후, 열대야가 9월 중순까지 이어졌다. 서울의 경우, 9월 18일 밤까지 열대야가 지속됐다. 이렇다 보니 역대 여름철 열대야 평균 일수도 올여름에 가장 길었는데, 무려 20.2일이었다. 그런 여름이 지난 뒤, 가을이 찾아왔다. 높고 푸른 하늘이 다시 눈에 보이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가을의 정취를 제대로 만끽하려고 산에도 오르고 강변에도 나갔다. 삼천리금수 강산의 가을 경치를 즐기는 상추객들의 얼굴은 대부분 밝았다. 역사상 최악이라는 지난여름의 폭염을 금세 잊은 듯했다. 그 무렵, 국내엔 물 위에 떠내려가는 얼음덩어리인 유빙을 타고 내려온 아기 북극곰이 민가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다 사살되었다는 외신이 소개됐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는데, 아이슬란드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아이슬란드는 북극곰의 서식지가 아니라고 한다. 아이슬란드에서 북극곰이 목격된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라고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동요 ‘반달’. 1924년 작곡된 동요다. 한글 가사로 만들어진 우리나 창작 동요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이 동요의 노랫말을 짓고, 곡을 붙인 사람은 윤극영 선생. 아동문학가이자 작곡가다. ‘은하수(銀河水)’는 세상 사람들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우리은하’다. 밤하늘에 보이는 거대한 별무리로, 밝은 띠 중간에 검은 줄무늬가 포함된 꼴이다. 지구를 안고 있는 태양계도 이 별무리에 속한다. 우리 민족은 이 별무리를 ‘은빛 강’처럼 보인다고 해서 은하수라 불렀다. 2024년은 동요 반달이 세상에 나온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지난 100년 동안 은하수는 여전히 밤하늘 속에서 은빛 강물로 흐른다. 인류가 계수나무와 토끼가 산다는 달에 올라 발자국을 남겼다. 탐사선도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반달도, 보름달도 옛 모습 그대로다. 지구는 지난 100년 동안 크게 변했다. 지구촌 구석구석의 땅과 바다는 눈부시게 발전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도 열었다. 그런데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되고
“이런 비는 생전 처음”이라는 장탄식이 전국 각지에서 터져 나오는 2024년 갑진년 장마철이다. 언론은 ‘100년만의 폭우’ 또는 ‘200년 만의 폭우’라고 올해 유난히 맹렬한 장맛비의 기세를 평한다.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장맛비가 억수로 쏟아지자 여기저기서 전문가의 분석과 예측이 나온다. 기후학자들이 내놓은 분석과 예측은 대동소이하다. “국내외 장마가 험상궂게 변한 배경엔 기후변화가 있다. 200년 만의 극한 폭우는 매년 올 수 있다. 동시다발적인 기후재난은 서막일 뿐이다.” 하늘이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것 같은 폭우가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는 예측을 국내외 기후학자들이 내놓는 가운데 지구촌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외신 보도가 한 건 나왔다. 지구 온난화 탓에 24시간으로 정해져 있는 하루의 길이가 점점 더 빨리 늘어난다는 소식이다. ‘ms’는 ‘밀리초’라고 읽는다. ‘1000분의 1초’의 속도를 나타내는 단위다. 최근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스위스 취히리 연방공과대 연구진의 조사 결과를 전했다. 지난 20세기, 다시 말해서 1900년부터 2000년까지 100년 동안 하루의 길이는 0.3~1.0ms 늘었다고 한다. 그런데 21세기 100년 동안엔
“새망금! 해수를 유통시켜라!” 내 고향 위도 섬사람들이 이렇게 외친 지 오래다. 위도인에겐 ‘새만금’이 ‘새망금’이다. 이 사업 때문에 위도는 문전옥해(門前沃海)인 칠산바다 황금어장을 잃었다. 해서 새만금사업은 칠산바다를 죽인 ‘망할 놈의 사업’이다. 그러니 ‘새만금’이 아니라 ‘새망금’일 수밖에. ‘날아라 앙가발이 새萬金’. 동향인 부안군 하서면 청호리 출신 언론인 고재홍 씨가 2015년 펴낸 칼럼집이다. 이 책 서문의 일부다. ‘어릴 적, 고향 변산반도 계화도 간척사업을 지켜봤고, 지금은 새만금사업이 사반세기(25년)째 공사만 진행됩니다. 한 해 예산이 6천억 원 안팎으로 들어도 한강투석이 아니라 서해투석입니다.… 만금을 가져다주거나 화수분이기는커녕 새만년(萬年) 매립사업으로 해마다 조만금(兆萬金)을 언제까지 쏟아부어야 공사가 끝날지 아득하기만 합니다.’ 농발게. 새망금사업 초기, 부안 사람들이 주축이 된 환경단체가 있었다. 집게발이 큼직한 갯벌의 게를 이름으로 삼은 이 단체는 “새만금 물막이 공사를 멈춰라!”, “생명의 물꼬를 터라”고 외쳤다. 몇 년 전 이승을 떠난 이강길 감독은 독립영화 ‘살기 위하여’를 유작으로 남겼다. 평생을 갯벌에 의지해 살아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다. 우리 아이들이 올바르고, 슬기롭고, 씩씩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정한 기념일이다. 일제강점 기인 1923년 소파 방정환 선생을 포함한 ‘색동회’가 이런 날을 제정했다. 윤석중 작사, 윤극영 작곡 ‘어린이날 노래’가 있다. 가사를 읊조 려보자.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우리나라 동요의 아버지 석동(石童) 윤석중 선생은 어쩌면 우리 아이들이 새들이 날아다니는 푸른 하늘, 냇물이 달리는 푸른 벌판에서 올바르고, 슬기롭고, 씩씩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린이날 노래’의 노랫말을 지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윤석중 선생이 ‘어린이날 노래’를 작사한 지도 어언 70여 년이 지났다. 이 노래를 작사하던 당시, 삼천리금수강산의 하늘은 푸르렀고, 산과 들과 강도 푸르렀다. 청산청야청강(靑山靑野淸江)의 이 터전을 우리 후손들에게 온전히 물려 줘야 하는데 오늘 이 땅의 산과 들과 강은 어떤가. 매년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통일신라시대 해상왕 장보고 대사가 청해진을 설치한 날을 기념하고, 바다와 관련 산업의 중 요성과 의의를 높이는
지구촌에 ESG 열풍이 뜨겁다. 이미 오래전에 국제 사회가 인류 공존을 위해 ESG 깃발을 들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ESG는 80억 인류의 공존을 위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언제부턴가 일반 상식이 된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환경 부문은 흔히들 알고 있는 환경의 문제다.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 지방자치단체까지도 경영이나 행정을 집행할 때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꼼꼼하게 따지라고 요구한다. 사회 부문은 사회적 책임을 잘 수행하라고, 지배구조 부문은 경영의 투명성을 요구한다. ESG는 해를 거듭할수록 그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특히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천해야 될 세계적 평가 기준이 되었다. 국내에서는 아직도 ESG 실천을 미적거리는 기업이 많지만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더 이상 꾸물거릴 수 없는 당면 과제다. 그래서인지 기업들이 글로벌 가치사슬(GVC)에서 낙오되지 않으려고 국제적인 추세에 발을 맞춰 ESG 실천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그런데 유의해야 될 대목이 있다. 국제 사회에서 ESG 실천을 인정받으려면 수출 기업뿐만 아니라 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