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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레전드] 메이저 우승 사냥꾼, 닉 팔도

양하영 기자 | 1987년부터 1996년까지 최전성기를 누렸다.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각각 세 번이나 그린재킷을 입었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무려 97주 동안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며 필드를 호령했다. 1989년 BBC 올해의 스포츠인에 선정됐고, 1997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1988년 대영제국훈장(MBE)과 2009년 기사 작위(Knight Bachelor)를 받았다.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

마스터서 토너먼트 : 1989, 1990, 1996

U.S. 오픈 : 1988

디 오픈 챔피언십 : 1987, 1990, 1992

PGA 챔피언십 : 1992

PGA 투어 9승, 유럽 투어 30승

 

영국 하트퍼드셔에서 태어난 닉 팔도(1975년생)는 잭 니클라우스를 모델로 프로골퍼의 꿈을 키웠다. 타고난 골프 재능으로 입문 3년 만인 1974년 영국 아마추어 선수로 선발됐다. 이듬해에 영국 아마추어 선수권과 영국 청소년 오픈 아마추어 대회를 모두 우승했다. 76년 프로로 전향해 77년에 열린 ‘Skol Lager Individual’에서 프로 첫 승을 거뒀다. 최연소 라이더 컵 유럽 대표로 선발되며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았고, 83년 시즌에는 5승을 거두며 유럽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팔도는 1987년 5월 스페인에서 열린 ‘푸조 스페니쉬 오픈’에서 스페인의 영웅이자 라이벌인 세베를 누르고 3년 만의 우승을 거머쥐며 최고의 전성기에 접어든다. 내친김에 116회 디 오픈에서 5언더파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품에 안는다. 팔도는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1위와 1타차 2위로 출발했다. 상대 선수는 영국의 거센 비바람 탓에 18홀 내내 파 행진을 거듭하다 경기 후반 연속 보기로 자멸했다. 결과는 팔도의 역전 우승이었다.

 

89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으로 팔도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등극한다. 메이저 2개 대회 우승을 거머쥔 팔도는 기세를 몰아 89년에만 4승을 거두었고 90년에는 마스터스 2연패와 디 오픈 2승째를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팔도는 90년 9월 생애 최초 세계 골프 1위 선수에 올랐다. 이후 94년까지 모두 97주간 세계 랭킹 1위 자리는 팔도 차지였다.

 

팔도는 호주의 백상어 그랙 노먼과 96년 마스터스에서 골프사에 길이 남을 드라마를 쓴다. 노먼이 첫날 9언더파로 1위, 팔도는 3언더를 기록하며 6위로 출발했다. 최종일을 앞둔 기록은 노먼 13언더, 팔도 7언더로 6타 차였다. 노먼이 생애 첫 그린자켓을 입을 거란 예상 속에 치러진 최종일 경기. 믿기 힘든 쓰리 퍼팅, 해저드 입수 등 온갖 졸전을 보이며 노먼은 6오버파로 자멸했다. 라운드 파트너였던 팔도는 5언더를 기록하며 개인 통산 3번째 그린자켓을 입는다. 하지만 라이벌이자 친구의 경기력은 팔도의 마음을 어둡게 해서인지 우승하고 나서도 기뻐하는 세리머니는 없었다.

 

 

이듬해인 97년 3월 PGA 투어 닛산 오픈에서 우승한 팔도는 전성기를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4월 열린 마스터스에서 세계적인 슈퍼스타 탄생의 조연을 맡게 된다. 마스터스는 오랜 전통으로 전년도 우승자와 전년도 아마추어 우승자가 첫날 페어링이 된다. 아마추어 우승자는 바로 타이거 우즈였다. 전반 첫 9홀에서 4오버파를 친 우즈가 후반을 기점으로 상위권에 치고 올라가 결국 대회 사상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팔도는 명성에 맞지 않는 졸전 끝에 예선 탈락한다. 대회 전통대로 전년도 우승자인 팔도는 신성 우즈에게 그린자켓을 입혀 줘야 했다. 골프 황제의 ‘세대교체’를 가장 명징하게 보여 준 장면이었다.

 

팔도는 1997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골프 비즈니스로도 명성을 이어가면서 미국 CBS 스포츠의 골프 해설을 맡고 있다.